[여자농구]“체육관은 없지만 내일이 있잖아요”

  • 입력 2004년 6월 10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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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 “끼야∼.” “푸하하.”

농구코트에서 때 아닌 여자축구경기가 벌어졌다.

10일 경기 안산시 청소년수련관 체육관. 14명의 선수가 두 팀으로 나뉘어 배구공으로 축구를 했다. 공이 뒤통수에 맞아 나뒹굴면 폭소가 터졌다.

한 사람당 1만원씩 걸고 40분 동안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으나 2-2 무승부. 기어코 승부차기로 승부를 가렸다.

모구단이 지원을 끊어 해체 위기에 놓인 현대 여자농구팀 선수들. 그러나 표정은 티 없이 밝다.

4월 겨울리그가 끝난 뒤 숙소도 없이 훈련해 오던 이들은 안산시의 배려로 3일부터 이곳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짐은 근처 창고에 맡기고, 잠은 모텔에서 자고. 일반인과 섞여 헬스클럽에서 운동한다.

김준 트레이너(46)는 “선수들의 그늘을 벗겨줄 수 있도록 재미와 활력을 찾는 프로그램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끔 서로 주머니를 털어 돼지고기 파티도 연다. 조만간 해병대 입소훈련도 계획 중.

임신 7개월의 몸으로 함께 합숙하는 전주원 코치는 “잠자리와 운동 여건이 나쁘다고 힘든 건 아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클 뿐이다. 그래도 팀의 진로가 잘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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