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웨이크보드. 수상스키와 마찬가지로 모터보트에 줄을 달고 뒤에서 타는 수상스포츠다. 다른 점이라면 스노보드처럼 판이 하나라는 것.
새벽 웨이크보드 타기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20대 직장인들. 출근 전 멋지게 물놀이를 즐기고 샤워한 뒤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회사로 나간다. 신세대 웰빙족이라고나 할까.
압구정동에 위치한 피코스포츠엔 새벽에만 10여 명이 모여 15분 정도 즐기기 위해 차례를 기다린다. 경기도 양주에 사는 한 마니아는 새벽 5시부터 기다리기도 한다고.
예전엔 찾아보기 힘들었던 새벽 웨이크보딩 풍속도는 ‘짠돌이’ ‘짠순이’의 등장과 함께 만들어졌다. 스노보드와 웨이크보드는 눈 위에서 타는가, 물 위에서 타는가만 다를 뿐 나머지는 비슷한 사촌지간 스포츠. ㈜제트플랜(www.xpass.co.kr)이 지난달 초 웨이크보드나 수상스키를 하루에 두 번씩 무료로 즐길 수 있고 용평리조트 시즌권을 통합한 엑스패스 시즌권을 85만원에 판매하자 한달사이 100여명이 등록했다. 용평리조트 시즌권의 정상 판매가격만 50만원대, 웨이크보드 한번 타는데 2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격.
비싼 비용 때문에 자주 탈 수 없었던 마니아들은 신이 났고 무료로 매일 즐기기 위해 새벽에 보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엑스패스 시즌권을 구입한 사람들은 아예 동호인 카페(cafe.naver.com/xpass.cafe)를 차려놓고 회원끼리 ‘번개(비정기 모임)’ 및 ‘정모(정기 모임)’까지 열고 있다. 평일엔 압구정동, 주말엔 청평 양수리 가평 등에서 모이며 15일 현재 회원수는 92명.
이정삼씨(26·나산 머천다이저)는 하루도 빠지지 않는 골수 중 골수. 강사를 할 정도로 스노보드 실력이 뛰어난 그는 2000년 처음 웨이크보드를 타본 뒤 여름엔 웨이크보드, 겨울엔 스노보드를 끼고 산다. 새벽에 두 번 한강에서 물살을 가른 뒤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가평으로 가서 또 웨이크보드를 즐긴다. 그는 “스노보드는 눈이 딱딱해 고난도 기술을 구사하다 부상을 많이 당한다. 하지만 웨이크보드는 물이기 때문에 훨씬 안전하게 스릴 넘치는 기술을 시도할 수 있다”고 웨이크보드 예찬론을 폈다.
이재혁(29)-김현지(25)부부는 지난해 결혼한 새내기 커플. 이들도 틈만 나면 웨이크보드를 타러 나온다. 둘이 만난 장소도 보드장이라고. 김현지씨는 “웨이크보드 즐기는 것도 좋지만 여러 사람을 만나 즐겁게 얘기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웨이크보드▼
84년 미국에서 시작된 신종 레포츠. 모터보트가 일으키는 웨이크(wake·인조파도)를 타고 즐기는 일종의 외발 수상스키다. 수상스키에선 엔진이 밖에 달린 보트를 사용하지만 웨이크보드를 탈 때는 인조파도를 많이 만들기 위해 엔진이 안에 장착된 보트를 쓴다. 스노보드와 기술이 비슷해 스노보드 숙련자는 쉽게 배울 수 있다. 국내에는 95년 보급됐으며 2∼3년 전부터 마니아가 늘고 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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