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은 붕괴될 것인가. 2003∼2004 미국 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에서 디트로이트 피스턴스에 패한 ‘호화군단’ LA 레이커스가 산산조각나게 생겼다.
현역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레이커스의 필 잭슨 감독이 19일 지휘봉을 놓았다. 1999년 3000만달러(약 360억원)를 받고 5년 계약한 그는 이달 말이 계약만료일. 잭슨은 5년간 레이커스를 이끌고 4차례 챔피언전에 진출해 3번 우승했다.
NBA 통산 10회 우승에 도전했다 좌절한 그는 “지금이 레이커스를 떠날 때”라고 말했다. 레이커스는 후임 감독 선임을 위해 전 휴스턴 로키츠 감독 루디 토먀노비치, 전 밀워키 벅스 감독 조지 칼 등과 접촉하고 있다.
스타들도 짐 쌀 채비를 하고 있다. ‘공룡센터’ 샤킬 오닐은 20일 “레이커스와 나는 색깔이 맞지 않는다”며 떠날 뜻을 밝혔다. 오닐은 트레이시 맥그레이디가 뛰고 있는 올랜도 매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레이커스측도 오닐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시사했다. 무릎부상으로 고전했던 노장 칼 말론은 이미 다음 시즌 계약연장을 포기해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게리 페이튼도 곧 레이커스를 떠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다른 슈퍼스타인 코비 브라이언트 역시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상태. 레이커스는 다른 선수는 다 보내더라도 브라이언트만은 다시 붙잡기 위해 7년간 1억4000만달러(약 1480억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액수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브라이언트는 성폭행 혐의에 대한 재판 결과가 불투명하다.
한때 ‘제국’으로 까지 불렸던 레이커스가 예전의 호화진용을 다시 갖추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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