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프로야구]“한국 갈테면 가라”… 충격받은 이승엽

  • 입력 2004년 6월 22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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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 동아일보 자료사진
이승엽 - 동아일보 자료사진
이승엽(28·지바 롯데 마린스)의 휴대전화는 요즘 ‘오프(off) 상태’다.

이승엽의 아버지 이춘광씨는 “아들과 통화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지난달 17일이 마지막이었다. 승엽이도 전화 안 하고 나도 부담 줄까봐 일부러 전화 안 한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내 대리인이었던 김기주씨와의 관계도 끊었다. 김씨가 현지 방송 일 때문에 자신을 잘 돌봐주지 못하는 데다 일본 진출 시 일처리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결별했다.

현재 이승엽의 주위에 있는 사람은 아내인 이송정씨와 항시 붙어 다니는 통역 이동훈씨 정도. 다른 사람과는 연락을 끊었다. 야구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승엽을 예의바르고 주위사람들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모범생이라고 하나 야구에 대한 자존심만은 어느 선수 못지않게 강하다. 내성적이지만 한번 독기를 품으면 끝장을 내는 성격이다.

그런 이승엽에게 최근 참기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2군에서 올라온 뒤에도 타격이 회복되지 않아 스타팅에서 자주 빠진다. 상대가 왼손 선발일 때는 물론이고 22일 긴테쓰 버펄로스전에선 상대 선발이 우완 다카무라인데도 스타팅에서 빠졌다. 8-11로 뒤진 9회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갔지만 병살타. 감독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져 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온실 속의 화초’로 큰 이승엽. 그는 일본에서 ‘사자우리’에 내던져진 상황이다. 이를 갈고 있는 그가 과연 ‘홀로 서기’를 통해 진정한 파이터로 거듭날 수 있을까.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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