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4/마니아칼럼]최고를 가리자 3. 수비수

  • 입력 2004년 6월 25일 09시 23분


'유로 2004'를 보는 또 다른 재미...

유럽축구선수권 대회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최고의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 속으로 들어가보자.

◈ 3. 수비수 (Defender) ◈

상대 공격수에 밀리지 않는 탁월한 몸싸움. 골잡이 보다 한발 앞서는 감각적인 위치 선정. 공격수를 위협하는 강력하고 정확한 태클과, 위기를 한번에 반전 시킬 수 있는 확실한 클리어 능력.

상대 공격을 무력화 시키고 새로운 공격의 기회를 만들어 내는 수비수들의 역할은 축구에 있어서 승-패와 직결된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전세대를 풍미 했던 말디니와 이에로의 뒤를 이을 최고의 수비수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열리지 않는 철옹성 처럼 굳건한 그라운드의 자물쇠 들을 열어본다.

▲ 중앙수비수 (Center Back)

센터백,스위퍼 라고도 불리는 이 자리는 게임메이커 만큼이나 각팀의 주장들이 즐비한 자리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말디니와 스페인의 이에로 그리고 대한민국의 홍명보가 그러했다.

그라운드 후방에서 전 포지션을 한눈에 보며,수비진영을 리드하고,공격 루트를 찾아 새로운 활력을 넣어주는 축이 되는 포지션인 것이다.

각팀의 기둥들이 서 있는 자리. 각 팀들의 튼튼한 버팀목들이 유로 2004에서 최고를 향해 뛰고 있다.

'역사는 나를 최고로 기억 할 것이다 !!“ - 마르셀 드사이

프랑스가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유로 2000등 메이져 대회에서 우승과 이후 브라질과 세계 랭킹 1,2위를 다투는 최강의 팀이 된 것에는 3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지네디 지단이라는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의 존재. 둘째는 앙리 트레제게 윌토르로 이어지는 막강 화력의 공격편대. 그리고 드사이가 이끄는 카테나치오(빗장수비)보다 단단한 수비력에 있었다.

리자라쥐-드사이-블랑-튀랑 으로 이어지는 환상 수비진의 리더가 바로 드사이 였다.

블랑의 대표팀 은퇴와 노쇠한 수비진이란 평가 속에서도 드사이는 메이져 대회 3회 우승 이라는 목표를 위하여 프랑스의 후방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바위”라는 별명만큼 단단하고 강력한 중앙수비수 드사이. 그 바위가 깨어질지 아님 더욱 단단해 질지 주목해보자.

“말디니의 후계자가 여기 있다 !!” - 알렉산드로 네스타

십수년동안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이끌었던 파올로 말디니(AC 밀란)의 대표팀 은퇴. 명예회복의 전기로 생각하고 있던 ‘유로 2004‘를 앞둔 이탈리아의 최고 고민은 말디니의 공백을 메워줄 확실한 센터백이 필요 했다.

중앙수비수의 부재로 인한 실패는 이미 2년전인 월드컵때 경험했다. 당시 대한민국과의 16강전에서 네스타와 칸나바로의 결장으로 인하여,후반 종료직전과 연장후반에 설기현과,안정환에게 연속골을 먹으며 고국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강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경기장을 보는 폭 넓은 시야는 트라파토니 감독을 흡족케 하고 있다. 말디니 은퇴직전 중앙수비수 적응을 위해 기꺼히 자리를 양보 받으며 연습 했던 네스타. 그가 포스트 말디니로 이탈리아의 희망이 될지 기대된다.

“축구종가의 힘은 나에게로부터 나온다 !!” - 솔 캠벨

잉글랜드는 1966년 작구에서 열렸던 런던 월드컵에서 서독을 4-2로 꺽고 우승을 차지한 이후 세계 메이져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축구종가‘라는 자존심이 무너져 내리고 있을 즈음에,각 포지션별로 3명의 걸출한 스타가 탄생하여,잉글랜드의 부활을 예고했는데,공격수의 마이클 오웬,미드필더의 데이비드 베컴, 그리고 수비진을 이근 솔 켐벨이다.

리오 페르디난드와 잉글랜드 수비를 책임졌지만 페르디난드의 부상으로 불참함에 따라, 홀로 이번 유로 2004에 수비라인을 이끌어야 한다. 한 마리의 표범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외모와 같이 강한 몸싸움과 상대 크로싱에 대한 방어력이 최정상급이란 평가를 듣고 있는 캠벨.

이번 대회가 끝날 때 즈음 캠벨이 최정상의 수비수가 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 측면수비수 (Side Back)

세계 축구의 흐름이 3-5-2의 쓰리백에서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고 수비수들의 활발한 공격가담을 원하는 4-4-2로 변화하면서 사이드백의 역할은 점점 축소되었다.

브라질의 카를로스나 스페인의 푸욜 같은 활발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를 풀백의 개념으로 수비수 4중 좌,우 측면에 배치하면서 ‘스토퍼-스위퍼-스토퍼‘로 이어지는 쓰리백에서의 양 사이드백은 거의 전멸 되다 싶이 하였다.

하지만 미더필드의 공격 가담시 공백을 메우고 최종 수비수 바로 앞에 포진하여 수비진영을 펼치는 사이드백은 각팀마다 존재하고 있다.

최근 ‘유령 포지션’이라고 불리는 사이드백의 최강자들을 만나본다.

“더 이상 사이드백의 2인자임을 거부한다 !!” - 릴리앙 튀랑

“다른 행성에서 온 선수 같다. 그의 움직임과 민첩성은 대단하다.” 파르마 AC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파비오 칸나바로는 그를 이렇게 표현 했다.

빠르고 뛰어난 개인기로 풀백의 역할도 능히 소화해 내고, 성실하고 신뢰감 넘치는 플레이는 수비 어느 자리 에서도 감독을 편안하게 한다.

최근 비에이라와 마케렐레등이 공격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튀랑은 풀백 보다는 사이드백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내고 있다.

과달루프(카리브해에 위치한 프랑스 령 섬)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축구의 길을 걷기전 성직자가 꿈이였던 튀랑.그가 축구에서 못 다한 꿈을 이룰지 기대해본다.

“촉망받던 유망주에서 이젠 수비의 핵으로 !!" - 애슐리 콜

촉망받는 유망주...‘2002년 한,일 월드컵‘전 까지 콜에게 따라다니던 수식어 였다.

페르디난드와 캠벨의 뒤를 이어줄 강력한 젊은 피를 찾던 에릭손 잉글랜드 감독의 눈에 이제 갓 20을 넘긴 콜은 많이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과거 ‘2002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의 숙명적 대결에서 오르테가를 꽁꽁 묶으며 승리의 주역이 되면서 콜은 급성장 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점 이였던 불안한 수비력은 이제 말끔히 해소 되었고,페르디난드의 공백에도 에릭손 감독이 우승을 기대케 할 절도로 콜은 톱 클레스의 선수가 되고 있다.

콜이 촉망받는 유망주에서 화려한 슈퍼스타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대인방어의 진정한 1인자로 거듭난다 !!” - 야프 스탐

지난 1999년과 2000년에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 되었던 스탐. 외모에서 풍겨져 나오는 무섭고 우직한 이미지 와는 달리 뛰어난 판단력과 최고의 대인방어 능력의 소유자이다.

한때 최고몸값을 받고 라치오로 이적했던 스탐이 이번엔 AC 밀란으로의 이적이 확정 되었다. 네스타,말디니,카푸,라르우센,시미치등 최고의 수비라인을 자랑하는 밀란이 스탐을 괜히 영입 하진 않았을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안정되고 완숙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스탐의 값어치를 인정했단 얘기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는 스탐..그의 지칠줄 모르는 축구를 향한 열정이 아름답다.

손병하 동아닷컴 스포츠리포터 acelio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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