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야구 패밀리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야구 가족은 누구일까. 너무나 쉬운 문제. 야구 문외한이라도 본즈 패밀리를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본즈 부자는 그야말로 신화적이다. 지난해 고인이 된 아버지 보비는 통산 332개의 홈런을 날렸고 아들 배리(샌프란시스코)는 2001년 73홈런 신기록을 비롯, 지난해에는 사상 첫 500홈런-500도루 클럽을 열었다. 또 지난 4월30일에는 플로리다를 상대로 668호 홈런을 터뜨려 사상 최초로 ‘부자 통산 1000홈런’의 대기록을 달성.
국내에선 현재까지는 김진영 전 삼미 감독과 SK 김경기 코치, 그리고 사촌인 김풍기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 집안이 최고의 야구 패밀리로 불린다.
일본에선 부자가 아닌 형제 선수가 최강으로 인정받고 있다. 79년 신인으로 함께 데뷔해 80년대 세이부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쌍두마차인 마쓰누마 형제. 콧수염이 유명했던 형 히로히사는 통산 112승, 동생 마사유키는 69승을 거뒀다. 이들이 함께 뛴 10년간 세이부는 6번 리그 우승을 안았다.
○구관이 명관
부자 야구선수의 경우 슈퍼스타였던 아버지 후광으로 야구를 시작했지만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 일본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인 ‘미스터 베이스볼’ 나가시마 시게오 전 요미우리 감독과 ‘데이터 야구의 귀재’ 노무라 가츠야 전 한신 감독이 대표적인 경우.
호타준족의 쾌남이었던 나가시마는 아들 가즈시게가 87년 야쿠르트의 1차 지명을 받을 때만 해도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나 가즈시게는 만년 후보 선수로 머물다 방출됐고 94년 자신이 감독으로 있던 요미우리로 데려왔지만 연봉만 축내는 계륵이 되고 만 것.
노무라 감독은 무능한 아들 가츠노리를 자신이 맡는 팀마다 데리고 다닌 경우. 야쿠르트 감독 시절인 95년 신인지명을 했고 99년 한신으로 갈 때도 함께 이적했다. 미국에선 ‘안타왕’ 피트 로즈의 아들 주니어가 14년 프로생활 중 메이저리그 성적은 14타수 2안타가 전부.
○청출어람
배리 본즈는 설명이 필요 없는 대표적 경우.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는 90년 시애틀 시절 불과 19세 연상인 젊은 아버지와 함께 사상 최초로 부자가 동시에 한 경기에 출전해 연속타자 홈런을 날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제구력의 마술사’로 불리는 그렉 매덕스(시카고 컵스)는 신인 시절인 86년 형 마이크와 마운드 맞대결을 벌였다. 물론 동생이 완승.
국내의 부자 선수로는 심태석 대한야구협회 심판위원과 LG 투수 심수창을 비롯해 박종훈 SK 수석코치, 이순철 LG 감독, 유두열 한화 코치, 정인교 전 롯데 코치, 조성옥 부산고 감독, 김용국 LG코치 부자 등이 있다.
99년 롯데에서 뛰었던 기론은 형제만 15명. 도미니카 대표팀이 미국을 상대로 이길 때 형제가 승리와 세이브를 동시에 기록하기도 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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