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정보고 ‘슬러거’ 김문호(2학년)는 자신이 대회 MVP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는 듯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얼굴 가득 환한 웃음은 숨길 수 없었다.
‘왼손잡이’ 김문호의 대포가 빛을 발했다. 1일 열린 제5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야탑고-덕수정보고의 결승전. 김문호는 이날 4타수 4안타 4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러 덕수정보고가 이 대회에서 9년만에 정상을 탈환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5회와 7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축포’ 2발을 쏘아올렸다. 중심타자가 갖춰야 할 ‘한방’실력을 유감없이 과시한 것.
“2개의 홈런 모두 몸쪽 직구였습니다. 직구타이밍이라 의식적으로 노렸죠”
김문호는 이날 맹활약으로 팀의 우승과 MVP 수상외에도 개인적인 ‘아픔’도 훌훌 털어버렸다.
“대통령배 대회 결승전 마지막 타석때 병살타를 쳐 2-4로 졌거든요. 그때 기억이 머릿속에 맴돌아 괴로웠는데 이제 홀가분합니다.”
김경진(49)-이금순(47)씨의 1남 2녀중 막내. 제주도가 고향인 김문호는 신제주 초등학교 3학년때 야구를 시작했다. 이후 서울 고명초등학교의 ‘스카웃 제의’를 받아 상경했다.
덕수정보고 최재호 감독은 “무엇보다 성실하고 힘도 있어 대형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평소 체력관리는 꾸준한 웨이트외에 별다른 것은 없다고 밝히는 김문호는 “켄 그리피 주니어(美프로야구 신시내티 레즈)같은 타자가 되고 싶어요. 찬스때 한방, 멋있잖아요”라며 장차 ‘해결사’로 자리잡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고영준 동아닷컴기자 hot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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