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0년 동안 테니스 유학을 하면서도 러시아 출신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던 그가 정작 다음달 아테네올림픽 러시아 대표 선발에서 물을 먹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9일 국제테니스연맹(ITF) 데비 제번스 사무총장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최고의 흥행카드가 될 샤라포바가 출전할 자리는 없다. 랭킹에 따른 4명의 출전권이 러시아에 모두 돌아갔기 때문에 와일드카드 배분도 기대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현재 세계 여자랭킹 15위 안에 6명이 진입해 있는 신흥 테니스 강국 러시아는 올 프랑스오픈 챔피언 아나스탸사 미스키나, 프랑스오픈 준우승자 엘레나 데멘티에바, 나디아 페트로바,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로 4명의 선수단을 구성했다. 현재 세계 랭킹 8위에 올라 있는 샤라포바는 올림픽 출전 기준이 된 지난달 14일자 랭킹이 15위여서 밀려난 것. 게다가 샤라포바는 7세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러시아에 거주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러시아 대표 가운데 한 명이 포기할 경우에도 샤라포바 대신 지난달 랭킹 14위였던 베라 즈보나레바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게다가 러시아테니스협회가 대회 개막을 한달 앞둔 시점에서 대표선수를 교체할 경우 특혜시비로 잡음이 일 수도 있다.
올림픽 코트를 누빌 샤라포바의 늘씬한 몸매를 떠올린 남성 팬들은 그의 윔블던 우승이 한달만 빨랐으면 하는 아쉬움이 클 것 같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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