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전반기를 끝낸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선수들의 활약상을 표현한 말. 그만큼 최희섭(플로리다 말린스)이 큰 키(1m96)만큼이나 돋보였다. 반면 ‘맏형’인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와 ‘가장 경쟁력 있는 선수’로 평가됐던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은 최악의 전반기를 보냈고 서재응(뉴욕 메츠) 등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미미했다.
▽‘미완의 대기’에서 중심타자로…
지난해 말 들뜨기 쉬운 연말연시에 최희섭은 홀로 경남 남해 캠프에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방망이를 들고 바닷바람을 가르기를 수만번. 그는 올 2월 출국할 때 새카맣게 굳은살이 생긴 손을 보여주었다. “예전보다 한 달 더 남해 캠프에 머물면서 집중적으로 타격의 단점을 보완했다. 나 스스로 놀랄 정도로 겨울 훈련 성과가 좋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뚜껑을 열자 역시 그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잔뜩 웅크리던 타격폼을 꼿꼿이 세우는 자세로 교정한 뒤 장타가 많이 터졌다. 4월 한 달간 타율 0.295에 9홈런 18타점의 놀라운 타격페이스. 5월 들면서 홈런 수는 줄어들었으나 2루타는 늘어났다. 팀이 꼭 필요할 때마다 한방씩 터뜨려주니 그야말로 ‘효자’ 노릇.
그가 전반기에 거둔 타율 0.275에 14홈런 35타점은 메이저리그 2년차 치곤 뛰어난 성적. 왼손 선발이 나올 땐 거의 스타팅에서 빠졌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잭 매키언 감독은 “굴러들어온 복덩이”라며 좋아한다.
▽부상, 갈등, 부진…
연봉 1300만달러의 박찬호와 2년간 1000만달러에 계약한 김병현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몸값을 제대로 못한 선수’를 꼽는다면 1, 2위를 다툴 게 분명하다. 변변한 활약 없이 부상으로 5월 메이저리그에서 물러나 재활 트레이닝 중인 둘은 팀 동료나 코칭스태프로부터도 신임을 잃었다.
‘슈퍼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뉴욕 양키스로 떠나보내고 박찬호도 없는 상태에서 전반기 아메리칸리그 서부조 1위(49승37패)를 일궈낸 텍사스 벅 쇼월터 감독은 불안한 박찬호가 후반기에 합류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
중간계투와 선발을 오간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는 여전히 미덥지 못하고, 서재응은 ‘딱 5할 승률짜리 투수’로 굳어지고 있다. 신시내티로 이적한 봉중근은 여전히 다듬어야 할 ‘원석’이다.
선수(팀) | 성 적 |
최희섭(플로리다 말린스) | 80경기 타율 0.275(5위) 66안타(7위) 14홈런(3위) 35타점(4위) 2루타 13개(5위) 장타력 0.513(4위) 볼넷 45개(1위) 삼진 67개(2위)( )는 팀내 순위. |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 | 8경기(선발) 49와 3분의 2이닝 2승4패 평균자책 5.80 |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 | 25경기(7번 선발) 71과 3분의 1이닝 3승4패 평균자책 4.92 |
서재응(뉴욕 메츠) | 16경기(14번 선발) 79와 3분의 1이닝 4승5패 평균자책 4.76 |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 | 3경기(선발) 11과 3분의 2이닝 1승1패 평균자책 6.17 |
봉중근(신시내티 레즈) | 3경기(선발) 15와 3분의 1이닝 1승1패 평균자책 4.70 |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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