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전반기 코리안 빅리거, 최희섭만 ‘복덩이’ 대접

  • 입력 2004년 7월 12일 18시 04분


‘최희섭과 나머지 선수들.’

12일 전반기를 끝낸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선수들의 활약상을 표현한 말. 그만큼 최희섭(플로리다 말린스)이 큰 키(1m96)만큼이나 돋보였다. 반면 ‘맏형’인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와 ‘가장 경쟁력 있는 선수’로 평가됐던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은 최악의 전반기를 보냈고 서재응(뉴욕 메츠) 등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미미했다.

▽‘미완의 대기’에서 중심타자로…

지난해 말 들뜨기 쉬운 연말연시에 최희섭은 홀로 경남 남해 캠프에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방망이를 들고 바닷바람을 가르기를 수만번. 그는 올 2월 출국할 때 새카맣게 굳은살이 생긴 손을 보여주었다. “예전보다 한 달 더 남해 캠프에 머물면서 집중적으로 타격의 단점을 보완했다. 나 스스로 놀랄 정도로 겨울 훈련 성과가 좋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뚜껑을 열자 역시 그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잔뜩 웅크리던 타격폼을 꼿꼿이 세우는 자세로 교정한 뒤 장타가 많이 터졌다. 4월 한 달간 타율 0.295에 9홈런 18타점의 놀라운 타격페이스. 5월 들면서 홈런 수는 줄어들었으나 2루타는 늘어났다. 팀이 꼭 필요할 때마다 한방씩 터뜨려주니 그야말로 ‘효자’ 노릇.

그가 전반기에 거둔 타율 0.275에 14홈런 35타점은 메이저리그 2년차 치곤 뛰어난 성적. 왼손 선발이 나올 땐 거의 스타팅에서 빠졌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잭 매키언 감독은 “굴러들어온 복덩이”라며 좋아한다.

▽부상, 갈등, 부진…

연봉 1300만달러의 박찬호와 2년간 1000만달러에 계약한 김병현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몸값을 제대로 못한 선수’를 꼽는다면 1, 2위를 다툴 게 분명하다. 변변한 활약 없이 부상으로 5월 메이저리그에서 물러나 재활 트레이닝 중인 둘은 팀 동료나 코칭스태프로부터도 신임을 잃었다.

‘슈퍼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뉴욕 양키스로 떠나보내고 박찬호도 없는 상태에서 전반기 아메리칸리그 서부조 1위(49승37패)를 일궈낸 텍사스 벅 쇼월터 감독은 불안한 박찬호가 후반기에 합류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

중간계투와 선발을 오간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는 여전히 미덥지 못하고, 서재응은 ‘딱 5할 승률짜리 투수’로 굳어지고 있다. 신시내티로 이적한 봉중근은 여전히 다듬어야 할 ‘원석’이다.

선수(팀)성 적
최희섭(플로리다 말린스)80경기 타율 0.275(5위) 66안타(7위) 14홈런(3위) 35타점(4위) 2루타 13개(5위) 장타력 0.513(4위) 볼넷 45개(1위) 삼진 67개(2위)( )는 팀내 순위.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8경기(선발) 49와 3분의 2이닝 2승4패 평균자책 5.80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25경기(7번 선발) 71과 3분의 1이닝 3승4패 평균자책 4.92
서재응(뉴욕 메츠)16경기(14번 선발) 79와 3분의 1이닝 4승5패 평균자책 4.76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3경기(선발) 11과 3분의 2이닝 1승1패 평균자책 6.17
봉중근(신시내티 레즈)3경기(선발) 15와 3분의 1이닝 1승1패 평균자책 4.70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