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만 해도 부산과 서울의 관중이 폭발적으로 증가, 99년 이후 5년 만에 300만 관중을 넘기는 것은 손쉽게 보였다. 그러나 12일 현재 관중은 272만 명이 입장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6%가 감소했다.
가장 큰 원인은 돌풍을 주도했던 롯데와 LG가 하위권으로 처진 것이다. 롯데 관중은 지난해보다는 129%가 늘었지만 한때 200%를 넘었던 성장세가 완연히 꺾였다. 유일하게 1만 명이 넘는 평균관중을 자랑하는 LG도 5%가 줄었다.
삼성 기아 한화 현대 등 지방 팀의 관중동원 실적은 더욱 참담하다. 이승엽이 빠진 삼성은 선동렬 수석코치의 영입과 함께 마운드의 팀으로 변신해 예상외의 선전을 펼치고 있는데도 지난해보다 43%가 줄어 최악의 상황. 현대는 줄곧 선두권을 달리고 있지만 수원 팬의 외면 속에 한화와 함께 최저 관중에 머물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내년 3월로 예정된 야구월드컵의 성사다. KBO는 대회운영과 수익금 분배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일본과 보조를 맞춰 대회를 보이콧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지난주 밝혔다. 메이저리그가 수익금을 참가국이 아닌 선수노조, 국제야구연맹(IBAF)과 나누기로 한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간다.
그러나 대회 보이콧이 협상용 카드는 될지언정 정작 월드컵의 성사 자체가 미뤄져서는 안 된다. 월드컵이야말로 야구의 인기만회와 세계화를 위한 최고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현대의 연고지 이전 문제다. 현대는 더 이상 수원에 있어선 안 된다. 단골 우승팀이 고작 몇 백 명의 관중을 앞에 놓고 경기하는 자체가 프로야구를 좀먹는 일이다. 현실적으로 서울 입성이 어렵다면 현대 계열사가 몰려 있는 울산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저런 사정 봐주다간 또다시 몇 년이 훌쩍 지나간다.
버드 셀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와 박용오 KBO 총재의 14일 회동, 현대 연고지 이전 문제를 논의할 다음주 KBO 이사회를 주목한다.
zangpab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