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웃으려다 만 본프레레…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

  • 입력 2004년 7월 15일 00시 25분


우중충한 날씨만큼이나 경기 내용도 답답했다. 경기 내내 일어서서 작전을 지시하던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58)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고개를 숙인 채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트리니다드토바고의 친선경기. 19일부터 중국 지난에서 열리는 아시안컵대회를 대비한 마지막 리허설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차두리(24·프랑크푸르트)가 후반 선제골을 터뜨렸으나 트리니다드토바고 스코틀랜드의 중거리슛에 동점골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10일 바레인전에서 2-0으로 이긴 본프레레호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1승1무가 됐고 한국대표팀의 올해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 전적은 5승3무1패.

포백시스템을 사용한 바레인전과는 달리 3명의 수비진을 배치한 스리백 시스템에, 박재홍 김진규 등 새 얼굴들을 테스트한 평가전이라고는 하지만 한국의 공격은 날카롭지 못했다. 또 수비는 유연성이 좋은 트리니다드토바고 공격수에게 쉽게 찬스를 내주는 허점을 드러냈다.

안경까지 쓴 채 수첩에 메모를 하며 경기를 지휘한 본프레레 감독은 전반 내내 찌푸린 얼굴을 펴지 못했다. 전반 31분 트리니다드토바고 시얼리의 강력한 슈팅이 한국 골대를 맞고 나왔을 때는 발을 구르며 고함을 질렀다.

한국의 선제골은 교체멤버 차두리의 발에서 터졌다. 후반 7분 트리니다드토바고 왼쪽 진영을 20여m 드리블해 들어간 김태영이 패스한 볼을 쇄도하던 차두리가 몸을 날리며 GK 잭 다리 사이로 차 넣은 것.

그러나 기쁨도 잠시. 반격에 나선 트리니다드토바고는 후반 32분 스코틀랜드가 고참 수비수 최진철 김태영이 빠진 한국 수비 진영을 뚫고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종료 3분 전 박지성이 날린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땅을 쳤다.

이날 100번째 A매치에 출전한 김태영은 국내 선수로는 다섯 번째로 센추리클럽(A매치 100회 이상 출전)에 가입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16일 아시안컵대회 결전 장소인 중국으로 떠난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 감독=우리 팀은 센터링의 정확성과 스피드가 부족했다. 선수들이 아시안컵을 앞두고 다치지 않기 위해 몸싸움에 소극적이었던 점을 감안해 달라. 지난번 바레인과의 경기에서는 포백을, 오늘 경기에서는 스리백을 시도했다. 이는 아시안컵에서 쓸 전략을 세우기 위한 과정이다.

▽버칠 세인트 클레어 트리니다드토바고 감독=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좋은 경기를 펼쳤다. 한국에 한 수 배운다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우리의 기본 전략은 공을 뺏기지 않고 패스로 연결하다가 빠른 역습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한국은 볼 점유율은 높았지만 역습에 대한 수비가 약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