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9일 중국 지난 산둥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아시안컵(제13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B조 요르단과의 첫판에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0-0으로 무승부를 이뤘다.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와 같은 조에 속한 한국은 비교적 약체인 요르단과 비김으로써 8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이자 월드컵 4강국인 한국. FIFA 랭킹 40위의 요르단.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였지만 한국은 좀처럼 효과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58)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채 1개월도 안 된 상태에서 조직력을 다질 기회가 별로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패스는 너무 어설펐고 결정적인 골 찬스에서는 믿었던 스트라이커들이 헛발질을 거듭했다.
한국은 UAE(23일), 쿠웨이트(27일)와의 남은 예선 경기에서 최소한 1승1무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만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또 한국은 60년 2회 대회 우승 이후 44년 동안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1승6무1패를 기록, ‘첫 경기 부진 징크스’를 끊지 못했다.
한국은 안정환 이동국을 투톱으로, 설기현 김남일 이영표 정경호 현영민 등 미드필더들이 끊임없이 요르단 문전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오른쪽 측면 돌파에만 지나치게 의존한 데다 패스조차 날카롭지 못해 요르단의 밀집수비진을 좀처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전반에서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30분 정경호가 골문 정면에서 슈팅 기회를 맞았으나 오른발로 찬 볼이 골문을 빗나간 것.
후반 들어서도 한국은 연속해서 골 찬스를 잡았으나 결정력 부족으로 점점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4분 현영민의 왼쪽 센터링을 이동국이 헤딩했으나 GK 사피의 가슴에 안겼고 5분 이동국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살짝 빗나갔다.
본프레레 감독은 정경호와 현영민을 빼고 차두리와 김정겸을 교체 투입해 반전을 노렸다. 차두리의 빠른 돌파로 활기를 찾은 한국은 18분과 31분 안정환과 설기현이 슈팅을 날렸으나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한국은 37분 최진철이 경고 2회로 퇴장 당해 10명이 싸우는 수적 열세 속에 요르단의 역습공격에 몇 차례 실점 위기를 맞으며 첫판을 허무하게 끝내고 말았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 감독=오늘 경기는 꼭 이기려고 했는데 불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공격적인 축구를 하려고 했지만 오늘 요르단의 골키퍼가 너무 잘했다. 운도 따르지 않았던 것 같다. 반면 우리 팀은 공격수들이 강하게 플레이하지 못했고 찬스를 보고 들어가는 성숙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전반에 기회가 많았고 벤치에서 볼 때는 골이 될 것 같았는데 안 된 것들이 많았다.
▽알 고하리 요르단 감독=요르단은 1년반 동안 착실히 준비해 점점 발전하고 있는 팀이다. 첫번째 경기부터 강팀 한국을 맞아 전반에는 많은 득점 찬스를 내줬으나 우리 골키퍼가 잘해 모두 무산시킬 수 있었다. 후반 들어 플레이가 균형 있게 잘 이뤄져 공격도 많이 살아났다. 한국 선수들은 전반 동안 좋은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몇 번 놓쳤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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