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에 뜨는 별]<3>공기소총 - 조은영·서선화

  • 입력 2004년 7월 22일 17시 54분


한국의 아테네 올림픽 첫 금메달을 노리는 여자공기소총 조은영(왼쪽)과 서선화. 열살 차인 이들은 경북 울진군청에서 한솥밥을 먹는 룸메이트로 친자매만큼이나 가깝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한국의 아테네 올림픽 첫 금메달을 노리는 여자공기소총 조은영(왼쪽)과 서선화. 열살 차인 이들은 경북 울진군청에서 한솥밥을 먹는 룸메이트로 친자매만큼이나 가깝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그들은 마치 친자매 같다.

방도 같이 쓰고, 땀도 같이 흘리면서 늘 붙어 다닌다. 마음이 잘 통하니 훈련도 잘된다. 그래서 결과도 좋을 것 같다.

여자 공기소총 조은영(32)과 서선화(22). 이들은 한국의 아테네 올림픽 첫 금메달을 노린다. 8월 14일 오후 4시가 바로 D데이 H아워.

이 종목에선 여갑순이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강초현이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메달의 물꼬를 텄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 그래도 자신감이 넘친다.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로 비유되는 국내 선발전을 통과했다. 조은영은 2차례나 400점 만점을 기록했고 서선화는 2002 시드니 월드컵 금메달을 비롯해 국제경험이 풍부하다.

올림픽을 앞두고는 두 달 가까이 전북 임실종합사격장에서 막바지 훈련을 하고 있다. 머리라도 자르려면 택시 타고 한 시간을 가야 할 만큼 외진 곳. 오전 사격훈련과 오후 체력훈련이 반복되는 단조로운 일상. 외롭고 힘들 때도 있지만 같은 울진군청 소속으로 룸메이트인 조은영과 서선화는 서로 의지하며 영광의 순간을 꿈꾼다.

올림픽에서 유럽의 강호들과 싸워야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자신과의 싸움. 평소 기록만큼만 쏴 준다면 더 바랄 게 없다. 그래서 남은 기간 컨디션 유지가 승부의 열쇠.

서선화는 최근 연습사격에서 60발을 연속해 만점을 쏠 만큼 기량이 절정에 올라 있으며 조은영도 이 종목 역대 최고령 대표답게 노련미와 차분한 성격으로 결전을 대비했다.

“그저 하던 대로만 하면 잘될 것 같다.”(서선화)

“최선을 다해 준비했으므로 성공하든 실패하든 두려움 없이 즐기겠다.”(조은영)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강초현이 본 '조-서 콤비'…"꾸준한 성적 믿음직…마음 비워야"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여자공기소총에서 불과 0.2점 차이로 금메달을 놓쳤던 강초현(갤러리아·사진). 그는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설욕을 다짐했지만 국내선발전 통과에 실패해 출전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강초현은 당시를 떠올리며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기록이 나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마음을 비웠던 게 오히려 결과가 좋았다”고 털어놓은 뒤 “올림픽 출전 자체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첫 금은 사격, 마지막은 마라톤이 장식한다는 시나리오가 이번 대회 때도 여전하다”면서 “그런 부담감에서 벗어나 신경을 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은영과 서선화 모두 398점 이상의 고득점을 꾸준히 내는 선수이므로 메달은 분명히 딸 것이라는 게 강초현의 전망.

그는 또 “올림픽에 출전하니 정말 떨리고 생전 처음 경험하는 긴장감에 시달렸다”면서 “평소 훈련할 때 실제 올림픽에서 쏘고 있다는 이미지 트레이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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