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여인의 향기로 빚은 ‘101년만의 초인’

  • 입력 2004년 7월 26일 18시 23분


20042004투르 드 프랑스에서 사상 첫 6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랜스 암스트롱(왼쪽)과 10살 연상의 연인인 록가수 셰릴 크로. 지난해 이혼으로 실의에 빠진 암스트롱에게 크로는 따뜻한 안식처였고 26일 1위로 골인한 암스트롱이 가장 먼저 달려가 키스한 이도 크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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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투르 드 프랑스에서 사상 첫 6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랜스 암스트롱(왼쪽)과 10살 연상의 연인인 록가수 셰릴 크로. 지난해 이혼으로 실의에 빠진 암스트롱에게 크로는 따뜻한 안식처였고 26일 1위로 골인한 암스트롱이 가장 먼저 달려가 키스한 이도 크로였다.
‘암 극복 뒤엔 크리스틴이 있었고 6연속 우승 뒤엔 크로가 있었다.’

랜스 암스트롱(32·미국)이 26일 막을 내린 2004 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투르 드 프랑스)에서 101년 역사상 최초로 6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암스트롱은 이날 대회 마지막구간(163km)에서 1위 톰 부넨(벨기에)에게 19초 뒤진 4시간8분45초로 114위에 그쳤으나 전체 종합 83시간36분2초로 정상에 올랐다. 안드레아스 클로덴(독일)은 암스트롱에게 6분19초 뒤진 2위에 올랐고 이반 바소(이탈리아)와 얀 울리히(독일)가 나란히 3, 4위.

이로써 암스트롱은 1999년 대회부터 6년 연속 우승을 차지해 미겔 인두라인(스페인)이 보유하고 있던 5연패 기록을 갈아치웠다.


암스트롱이 보인 불굴의 인간승리 뒤엔 헌신적으로 그를 뒷바라지해준 여인들이 있었다.

97년 생존율 50%의 고환암에 걸렸을 땐 전처 크리스틴의 눈물겨운 격려에 힘입어 병마를 극복할 수 있었고 그 직후인 99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투르 드 프랑스를 5연패한 후 암스트롱은 유명세가 불씨가 돼 크리스틴과 이혼했다. 주위에서 쏟아지는 지나친 관심을 크리스틴이 이겨내지 못한 것.

이 두 번째 위기에서 암스트롱을 구해낸 여인은 톱 가수 셰릴 크로(42). 그는 실의에 빠진 암스트롱을 따뜻하게 다독거려 줬고 마음의 안정을 찾은 암스트롱은 이번 대회에서 6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래미상을 9차례나 수상한 세계적인 록 가수 크로는 암스트롱의 정신적 안식처. 지난해 말부터 암스트롱의 연인이 된 크로는 신경이 예민하고 남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그를 누나처럼 감싸 주었다.

영화 등 각종 행사장에 나란히 참석해 연인임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고 최근엔 스페인에 있는 암스트롱 집에서 함께 지내며 ‘사랑과 인생’이라는 듀엣 곡을 함께 녹음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기간 중에도 크로는 암스트롱의 행로를 따라 원정 응원에 나섰고 암스트롱은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한 뒤 기다리고 있던 크로에게 달려가 진한 사랑의 키스를 나눴다.

지난해까지 크로의 자리를 지켰던 옛 여인 크리스틴도 이날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아들, 쌍둥이 자매와 함께 TV를 통해 암스트롱이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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