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골이 폭죽처럼 터졌다.
27일 중국 지난에서 열린 2004아시안컵(제13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쿠웨이트와의 B조 예선 마지막 경기. 한국은 이동국(2골)과 차두리, 안정환(이상 1골)이 화끈하게 4골을 몰아넣으며 4-0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1무로 승점 7을 마크,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와 0-0으로 비긴 요르단(1승2무·승점5)을 제치고 조 1위로 8강행을 확정지었다. 쿠웨이트와의 A매치(국가대표간 경기) 전적은 6승3무8패. 본프레레호는 출범 이후 3승2무로 무패 행진. 한국은 31일 D조 2위팀과 4강행을 다툰다.
이동국이 ‘본프레레호의 황태자’로 자리매김한 날이었다. 2000년 아시안컵에서 6골로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한국축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이동국은 2002한일월드컵 때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낙점을 받지 못해 ‘4강신화’를 스탠드에서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부임한 뒤 그는 적극적이고 파워 넘치는 플레이로 신임을 얻으며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절묘한 프리킥과 위치 선정으로 낚아낸 이날 골은 달라진 이동국을 각인시킨 장면. 이동국은 전반 25분 아크서클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쿠웨이트 골대 오른쪽 구석에 차 넣은데 이어 41분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박진섭이 띄워준 볼을 골지역 정면에서 다시 받아 넣었다.
이동국은 23일 아랍에미리트와의 2차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결승골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3골로 득점왕 2연패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차붐 주니어’ 차두리의 활약도 빛났다. 차두리는 전반 인저리타임 때 미드필드 중앙에서 볼을 잡아 아크서클 정면에서 중거리슛을 터뜨렸다.
이동국 대신 후반 교체투입된 안정환은 31분 아크서클 오른쪽 외곽에서 추가골을 터뜨려 완승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이날 설기현 이동국 차두리를 스리톱, 박지성을 플레이메이커에 투입하는 3-4-3 포메이션을 구사해 공수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아시안컵에서만 한국에 4승1무를 기록하며 ‘한국 킬러’로 이름을 날렸던 쿠웨이트는 선수비 후공격으로 맞섰지만 한국의 폭발적인 공격력에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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