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내내 헤맸던 지바 롯데 마린스의 이승엽(28·사진)이 후반기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타격성적도 괜찮고 무엇보다 자신감 있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게 보기 좋다.
전반기 성적은 59경기에서 타율 0.231(208타수 48안타)에 9홈런 37타점. 후반기 11경기에선 타율이 0.297(37타수 11안타)로 3할에 육박하고 2홈런 4타점을 거뒀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선 홈런 2개와 2루타 1개 등 장타가 돋보였다.
이승엽은 “후반기엔 좋아진 것 아니냐”는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 “그냥 하는 거죠. 뭐”라며 매번 시큰둥한 답변을 하지만 확실히 변화된 모습이 몇 가지 눈에 띈다.
우선 타격 폼. 전반기에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를 따라가기 위해 타격자세를 간결하게 하고 맞추는 데 급급했던 이승엽은 최근 특유의 ‘외다리 타법’으로 돌아갔다.
배팅 전 오른쪽으로 크게 오픈시킨 오른쪽 다리를 쭉 안으로 끌어들인 뒤 배팅하는 고유자세. 이는 국내에서 사용하던 타격폼이다. 그는 “이 폼이 아무래도 편하다”며 맘에 들어 하는 눈치.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되니 자신의 장점을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이 타격자세를 부활시켰다.
또 한 가지는 자신 있는 스윙. 이승엽은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에 어정쩡한 스윙으로 삼진 아웃 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자신감 넘친 스윙으로 일관한다.
통역을 맡고 있는 이동훈씨는 “승엽씨도 이젠 상대가 어떻게 승부를 걸어올지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승엽의 상승세와 함께 롯데는 최근 5경기에서 4연승(1무승부 포함)으로 호조. 전반기 꼴찌였던 롯데는 42승3무49패(승률 0.462)로 퍼시픽리그에서 긴테쓰 버팔로스와 함께 공동 4위로 올라섰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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