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 속에서 이라크는 올림픽에 40여명의 선수들을 파견한다. 이라크 정세가 워낙 불안한데다 경제난에 시달리다보니 훈련 여건은 열악하기만 하다. 대표 선수에게는 한 달에 68달러의 지원금이 보조될 뿐이다.
여자 선수로 유일하게 올림픽에 출전하는 육상 단거리 알라 히크마트(19·사진). 바그다그대학생으로 100m, 200m에 도전하는 그는 다 헤진 운동화를 신고 먼지가 풀풀 나는 훈련장에서 뛰고 있다. 120달러나 하는 신발을 살 여유가 없어서다. 훈련장까지는 버스타고 2시간.
100m 최고 기록은 12초05. 자신의 우상인 매리언 존스(10초65·미국)와는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그는 맨 발로 뛰더라도 올림픽 출전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성적에 상관없이 억압받던 이라크 여성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사상 이라크는 60년 로마대회 때 역도에서 딴 동메달이 유일한 메달이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