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D-14]다 떨어진 운동화 신고 이라크의 희망이 뛴다

  • 입력 2004년 7월 29일 18시 19분


아테네올림픽의 보안 경비는 이라크 사태에 따른 테러 위협으로 사상 최고인 1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혹시 폭탄이라도 터질까 싶어 아예 출전을 포기한 스타들도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라크는 올림픽에 40여명의 선수들을 파견한다. 이라크 정세가 워낙 불안한데다 경제난에 시달리다보니 훈련 여건은 열악하기만 하다. 대표 선수에게는 한 달에 68달러의 지원금이 보조될 뿐이다.

여자 선수로 유일하게 올림픽에 출전하는 육상 단거리 알라 히크마트(19·사진). 바그다그대학생으로 100m, 200m에 도전하는 그는 다 헤진 운동화를 신고 먼지가 풀풀 나는 훈련장에서 뛰고 있다. 120달러나 하는 신발을 살 여유가 없어서다. 훈련장까지는 버스타고 2시간.

100m 최고 기록은 12초05. 자신의 우상인 매리언 존스(10초65·미국)와는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그는 맨 발로 뛰더라도 올림픽 출전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성적에 상관없이 억압받던 이라크 여성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사상 이라크는 60년 로마대회 때 역도에서 딴 동메달이 유일한 메달이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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