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美농구 드림팀 망신살…올림픽시범경기 伊에 대패

  • 입력 2004년 8월 4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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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팀’은 ‘종이호랑이’인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로 구성돼 일명 ‘꿈의 팀(Dream Team)’으로 불리는 2004 아테네 올림픽 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이탈리아에 17점차로 대패하는 망신을 당했다.

미국팀은 4일 독일 쾰른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올림픽 시범경기에서 78-95로 졌다. 미국팀은 NBA 최우수선수(MVP)에 두 차례나 선정됐던 팀 던컨(샌안토니오 스퍼스)이 14득점 10리바운드, ‘슈퍼루키’ 카멜로 앤서니(덴버 너기츠)가 19득점을 했으나 기아코모 갈란다(28득점)와 기안루코 바실레(25득점)가 맹활약한 이탈리아에 시종 무기력하게 끌려다니다 무릎을 꿇었다.

미국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농구에서 소련, 유고에 이어 동메달에 그치자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당시 시카고 불스)을 필두로 한 NBA 대표팀을 출전시켜 간단히 우승을 차지했다. 이때 붙은 별명이 ‘드림팀’. 이후 미국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까지 전승의 기록으로 3회 연속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시드니 올림픽을 정점으로 드림팀은 미끄럼을 탔다.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6위에 그치며 망신을 했다. 이번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는 “아무도 더 이상 드림팀을 겁내지 않는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떠돌 정도.

가장 큰 문제는 샤킬 오닐(마이애미 히트) 등 NBA 슈퍼스타들이 테러 위험 등을 이유로 대표팀 차출을 거부해 최강의 진용을 갖추지 못한 때문. 또 NBA 규정과 다른 룰을 적용하는 국제경기에서 뛰어본 경험이 적은 것도 문제. 미국팀은 1주일간 소집훈련을 한 것이 전부일 정도로 팀워크를 다질 시간이 부족했다.

개인기와 스피드는 최강이지만 지역방어를 무너뜨릴 외곽 슈터가 적은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지휘봉을 잡은 2004 NBA 우승팀 디트로이트 피스턴스의 래리 브라운 감독은 “손발을 맞출 시간도 적었고 국제농구협회(FIBA) 규정에도 익숙지 않아 이탈리아에 졌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아질 것”이라며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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