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2004 아테네 올림픽 6가지 관전 포인트

  • 입력 2004년 8월 11일 16시 43분


유상철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신화와 역사가 살아 숨쉬는 유서 깊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108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대회는 13일 막을 올려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한국과 북한을 비롯해 전 세계 202개국에서 모여든 1만500여명의 선수들은 성화대의 불길이 훨훨 타오르기만 기다리고 있다. 이제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이들의 굵은 땀방울과 거친 숨결이 한여름 대지를 뜨겁게 달구게 된다. 그 생생한 현장에 앞서 관전 포인트를 살펴본다. 아테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한국축구 첫 메달 도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한국 축구가 올림픽에서도 사상 첫 메달을 노린다. 아시아 최종예선 6경기에서 무실점으로 전승을 거둬 88서울대회 이후 5연속 본선 티켓을 가볍게 따냈다. 역대 올림픽에선 48년 런던대회에서 8강에 진출했을 뿐 나머지 5차례 출전에서 모두 예선탈락했다.

월드컵 4강 주역인 유상철(요코하마 마리노스)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가 대표팀에 합류해 든든하지만 김남일(전남 드래곤즈)이 부상으로 빠진 게 불안하다.

남자 축구는 지역 예선을 통과한 16개국이 출전해 4개조로 나뉘어 조별 예선을 거친 뒤 각 조 상위 1, 2위 팀이 8강에 진출, 이후 토너먼트로 메달 색깔을 가린다.

B조의 이탈리아, C조의 아르헨티나, D조의 포르투갈 등 전통의 강호와 한국 그리스 파라과이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모로코 등이 강팀으로 분류된다.

●인간 어뢰냐, 수영 신동이냐

남자 수영의 양대 산맥인 호주의 이언 소프(21)와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19)가 수영장에서 불꽃 튀는 명승부를 펼친다.

2000년 시드니대회에서 17세의 어린 나이로 3관왕에 오르며 ‘어뢰’라는 별명을 얻은 소프는 자유형 100, 200, 400m와 계영 3개 종목에 출전해 다관왕에 도전한다.

‘무서운 10대’ 펠프스는 72년 뮌헨대회에서 남자 수영 7관왕에 오른 마크 스피츠의 위업을 32년 만에 잇겠다며 큰소리친다. 접영 100m와 200m, 개인혼영 200, 400m,자유형 200m 등 개인종목 5개와 계영 3개 종목 등 모두 8개 종목에서 메달을 노리는 것이다.

발 크기 350mm가 넘는 소프는 오리발을 낀 것과 같은 발차기 추진력이 일품. 펠프스의 장점은 1m87, 79kg의 이상적인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영법.

소프-펠프스 비교
성명 이언 소프마이클 펠프스
체격 1m95, 96kg1m87, 79kg
주요수상2000시드니올림픽 3관왕2003세계선수권 3관왕
세계기록3개(자유형 200,400, 800m)3개(접영 200m, 개인혼영 200, 400m)


2002년 시드니 올림픽 개회식에서 사상 최초로 공동입장하는 남북한 선수단. -동아일보 자료사진

●남북 손잡고 함께 입장

개회식과 폐회식에서 남북한은 아리랑 가락에 맞춰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 입장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기수는 남녀북남. 한국선수단의 여자 기수는 배구 간판스타 구민정, 북한선수단의 남자 기수는 농구선수 출신인 김성호(50)

남북한 동시 입장은 2000년 시드니 대회 때에 이어 올림픽에선 두 번째. 당시 여자농구 대표였던 정은순은 북한 유도 박정철 감독과 사이좋게 깃대를 맞잡고 메인 스타디움을 돌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임원 33명과 선수 36명으로 69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최강 다무라 료코(현재 이름 다니 료코·일본)를 꺾고 우승한 유도 영웅 계순희가 체급을 올려 금메달에 도전하며 북한의 여자 헤라클라스 이성희도 주목받는다.

●美-러-中의 국력 과시

올림픽은 강대국의 대리전 양상을 보인다.

미국은 96 애틀랜타대회와 2000 시드니대회에 이어 3연속 종합 우승에 도전한다. 1896년 1회 아테네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어 한 세기를 훌쩍 뛰어넘어 다시 아테네에서 성조기 물결을 일으킬 기세다. 미국의 일간지 USA투데이는 미국이 안방인 애틀랜타에서 따낸 금메달 44개를 뛰어넘어 50개를 휩쓸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금메달 수는 동유럽이 불참한 84년 로스앤젤레스대회 때의 금 83개를 빼면 역대 미국의 최다 금메달 기록.

러시아는 독립국가연합으로 출전했던 92년 바르셀로나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뒤 2연속 미국에 밀려 2인자 신세여서 설욕을 다짐한다. 러시아의 전략 종목은 미국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육상과 수영.

NBA스타 야오밍(휴스턴 로키츠)이 기수를 맡은 중국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96 애틀랜타대회에서 4위였지만 2000년 시드니대회에선 독일을 밀어내고 3위에 올라 ‘빅3’에 이름을 올렸다. 야구와 승마를 제외한 26개 종목에 407명의 대규모 선수단이 출전.

●진짜 ‘총알 탄 사나이’ 누구냐

육상 남자 100m는 놓쳐서는 안 될 빅 카드. 9초78의 세계기록 보유자인 팀 몽고메리가 미국 올림픽 선발전에서 탈락한 가운데 모리스 그린(최고기록 9초79)의 올림픽 2연패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

하지만 섣부른 예측은 금물. 자메이카의 신예 아사파 파월은 올림픽 전초전으로 지난달 3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육상연맹 슈퍼그랑프리대회에서 올 시즌 세계 2위에 해당하는 9초91로 그린(9초97)을 제치고 1위에 골인해 이변을 예고했다.

올 시즌 랭킹 1위 기록(9초88)을 세운 미국의 ‘치타맨’ 숀 크로퍼드, 지난해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세인트키츠네비스의 킴 콜린스 등도 금메달 후보.

남자 100m 올 시즌 최고 기록
순위이름기록국적
숀 크로퍼드9초88미국
모리스 그린9초91미국
아사파 파월9초91자메이카
저스틴 게이틀린9초92미국
아사파 파월은 올 시즌 두 차례 9초91 기록.

●美농구 드림팀 꿈 이룰까

‘드림팀’이라 불리는 미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4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최근 한국을 찾은 96 애틀랜타대회, 2000년 시드니대회 우승 멤버였던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게리 페이튼(보스턴 셀틱스)도 “타이틀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NBA 주요 선수들이 테러 위협을 이유로 불참을 선언한 데다 팀 던컨(샌안토니오 스퍼스)과 앨런 아이버슨(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등을 제외하면 역대 최약체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신예들로 이루어졌기 때문. 최근에는 이탈리아와의 연습게임에서 패하는 수모까지 당했다. 해 이런 우려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평균 연봉이 681만달러(약 81억7000만원)에 이르지만 몸값도 못한다는 혹평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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