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공영 ERT 채널1은 9일부터 사흘 연속 한국 홍보 영상물을 방영했다.
또 아테네 시민들은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반갑게 손을 맞잡고 거리 곳곳에는 올림픽 공식 스폰서인 삼성을 비롯, LG 현대 등 그리스에 진출해 있는 10개 기업의 대형 입간판이 즐비하다.
그리스는 1인당 국민소득이 지난해 1만1660달러로 한국(1만1400달러)과 거의 비슷하지만 유럽연합(EU) 국가 중에선 가장 낮은 수준이며 아테네 교민 270여명도 대부분 영세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런 그리스에서 일고 있는 때 아닌 한국 바람은 11일 밤(한국시간 12일 새벽) 열린 한국-그리스의 축구 개막전이 기폭제가 됐다.
‘유럽축구의 변방’이었던 그리스는 지난달 유로2004 결승전에서 포르투갈을 누르고 우승컵을 안은 뒤 아직까지 흥분이 가시지 않은 상태. 전 국민이 축구팬이기 때문에 올림픽 첫 상대인 한국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 것.
택시 운전사 크리스토스는 “한국이 2년 전 열린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첫 경기에서도 비겼으니 이번 올림픽에서 그리스와 한국이 나란히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다퉜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공격적 마케팅도 한국 붐 조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아테네올림픽조직위원회(ATHOC) 관계자, 행사 진행요원 등에게 총 1만4000여대의 휴대전화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이 휴대전화는 경기일정과 결과, 메달순위 등 경기정보를 실시간 제공한다.
또 현대는 올림픽 행사차량을 지원했고 LG는 공항로와 지하철, 페리에 대형 광고를 부착했다.
유근길(柳根吉·53) 아테네올림픽 한인후원회장은 “침체돼 있던 교민사회가 올림픽 특수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교민 대부분이 통역, 자원봉사 등으로 올림픽에 동참하고 있다”라며 “이 같은 분위기를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테네=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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