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마라 눈물 잃지마라 희망

  • 입력 2004년 8월 15일 19시 06분


‘최선을 다했으므로 그대의 눈물은 아름답다.’ 급성 장염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투혼을 발휘했으나 펜싱 여자 에페 8강전에서 분패한 김희정(계룡시청·아래)이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한 뒤 울음을 터뜨린 서선화(위 왼쪽)와 유도 여자 52kg급 2회전에서 한판패를 당한 뒤 침통해하는 이은희(위 오른쪽). 남자 66kg급의 방귀만도 1회전에서 탈락했다. 아테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최선을 다했으므로 그대의 눈물은 아름답다.’ 급성 장염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투혼을 발휘했으나 펜싱 여자 에페 8강전에서 분패한 김희정(계룡시청·아래)이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한 뒤 울음을 터뜨린 서선화(위 왼쪽)와 유도 여자 52kg급 2회전에서 한판패를 당한 뒤 침통해하는 이은희(위 오른쪽). 남자 66kg급의 방귀만도 1회전에서 탈락했다. 아테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사격 서선화 “첫金 기대” 부담감에 어이없이 무너져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기록이었다. 그래서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음악이라도 들으면 좀 나아질까 싶어 이어폰을 껴봤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한국 여자사격의 간판스타 서선화(22·울진군청). 14일 열린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 소식을 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믿을 수 없는 성적에 고개를 숙였다.

본선에서 400점 만점에 고작 391점. 40발 가운데 9발이나 10점을 놓쳤다. 8명이 진출하는 결선 커트라인 396점에 크게 못 미치며 출전 선수 44명 중 공동 27위. 이 기록은 국내 중학교 대회에서도 우승하기 힘든 성적.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지난 4년 동안 고생한 결과가 불과 본선 사격 1시간여 만에 허망하게 끝난 것이다.

서선화는 전날 연습 사격에서도 30발 가까이 연속 10점 만점을 쏘았을 만큼 꾸준한 페이스를 보여 희망을 부풀렸다.

하지만 주위의 지나친 관심 속에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그것도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는 부담감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휴대전화 벨소리와 산만한 분위기도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머리가 텅 빈 것 같고 아무 생각이 안 나요. 운이 안 따랐나 봐요.”

아테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체조 ‘평행봉의 달인’ 조성민 석연찮은 판정에 눈물

실수만 안 하면 메달을 딴다고 자신하던 그였다.

하지만 실수도 안 했는데 결선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국내 남자체조의 평행봉 1인자 조성민(28·전북도청). 대한체육회에서 13개의 금메달 후보 중 한 명으로 올려놓은 그가 금메달에 도전도 못해 보고 중도탈락했다.

15일 열린 남자체조 평행봉 예선. 큰 실수 없이 깔끔하게 경기를 마친 조성민은 9.8점 이상의 점수를 기대하며 점수판을 쳐다봤다. 하지만 한참 동안 점수판에 성적이 뜨질 않았다. 이상했다. 평행봉 주심이 전화기를 붙잡고 어딘가 통화를 한 뒤 게재된 점수는 9.65점. 조성민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조성민은 지난해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세계체조선수권대회 평행봉에서 예선 2위, 결선 5위를 차지했던 정상급 선수. 한국 코칭스태프는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창선 대표팀 코치는 “연기 중 연결 동작 때 봉에서 손을 뗐다는 이유로 심판진이 보너스 0.2점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표정.

올림픽 3수생. ‘평행봉의 달인’이라는 명성과는 달리 올림픽 평행봉 결선에 한 차례도 오르지 못한 비운은 이번에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대표팀 동료인 양태영은 “미국 심판들의 ‘아시아 죽이기’에 희생된 것이 아니냐”며 흥분했다. 조성민은 “코치가 기다리고 있으니 나중에 얘기하자”며 취재진을 피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아테네=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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