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허정무의 눈]조직력 좋아져… 체력회복 급선무

  • 입력 2004년 8월 18일 18시 56분


정말 가슴 졸이며 경기를 봤다. 한국 아니면 어떤 나라도 이런 극적인 승부를 연출할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무승부를 만들어낸 선수들의 투혼과 정신력을 칭찬하고 싶다. 예선 3경기에서 자책골을 두 개나 얻어낸 것을 보면 운도 따르고 있다.

3골을 먼저 말리에 내줬지만 우리 수비의 실수는 아니었다. 첫 실점의 순간은 말리 선수의 오프사이드 같았는데 심판은 깃발을 들어주지 않았다.

예선 3경기를 치르면서 플레이 짜임새가 좋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수비에서 유상철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고 있고 우려했던 미드필드진도 공수 연결의 고리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이천수의 플레이는 큰물에서 놀아본 선수답다.

아쉬운 점은 오른쪽 사이드. 좀 더 활발히 움직이며 정확한 센터링을 올려줬으면 한다.

이제 8강을 넘어 4강 고지에 오르는 일만 남았다. 지면 곧바로 탈락인 8강전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탈리아, 가나 모두 만만히 볼 수 없는 팀이다.

무엇보다 체력을 빨리 회복하는 일이 급하다. 한국선수들은 많이 뛰는 축구를 하다보니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체력 소모가 크다. 말리전에서도 우리 선수들의 몸놀림이 다소 둔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른 시간 내에 컨디션을 회복해 8강전에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수석코치·본보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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