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그리스 테살로니키 카프탄조글리오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 축구 A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은 말리와 3-3 무승부를 기록해 무패(1승2무)로 8강행을 확정지었다. 말리와 승점은 같았으나 골득실차에서 뒤진 2위.
한국 축구가 올림픽에서 8강전에 오른 것은 1948년 런던 올림픽 이후 56년 만이다.
이날 한국은 전반 6분과 23분, 그리고 후반 9분 말리의 은디아예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3으로 뒤져 패색이 완연했다. 이 위기에서 한국팀을 구한 선수는 조재진.
조재진은 후반 12분 김동진(서울 FC)의 센터링을 받아 헤딩으로 골을 터뜨린 데 이어 2분 만에 다시 김동진의 센터링을 머리로 받아 넣어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이에 놀란 말리 수비진은 후반 19분 다시 최성국의 센터링이 올라오자 조재진을 막는 데 급급해 하다 당황한 수비수 탐부라가 헤딩으로 자책골을 넣고 말았다.
김호곤 감독은 “지옥과 천당을 오간 경기였지만 주축 스트라이커 조재진의 득점포가 다시 가동됨으로써 8강전부터는 공수에 짜임새를 이뤄 전력을 풀가동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한국은 앞서 조별리그 예선 그리스와 멕시코전에서 3골을 기록했지만 이 중 한 골은 상대 자책골이었고 2골은 김동진과 김정우(울산 현대) 2명의 미드필더가 중거리 슛으로 뽑아낸 것으로 공격수는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2년 올림픽대표팀에 선발된 뒤 최다득점인 9골을 기록 중인 ‘주포’ 조재진이 이날 부활함으로써 한국 축구는 올림픽 사상 첫 4강 진출뿐만 아니라 첫 메달 획득까지 바라보고 있다.
조재진은 “예선에서 골을 못 넣어 답답했지만 말리전에서 동료들의 좋은 어시스트로 연속골을 넣어 자신감을 찾았다”며 “이제 상대팀이 어디든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8강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A조 최종 순위표 | |||||||||
순위 | 국가 | 승 | 무 | 패 | 승점 | 득 | 실 | ||
① | 말리 | 1 | 2 | 0 | 5 | 5 | 3 | ||
② | 한국 | 1 | 2 | 0 | 5 | 6 | 5 | ||
③ | 멕시코 | 1 | 1 | 1 | 4 | 3 | 3 | ||
④ | 그리스 | 0 | 1 | 2 | 1 | 4 | 7 | ||
승점 골득실 다득점 순임. |
한국은 22일 오전 3시 테살로니키에서 B조 1위팀과 4강 진출을 다툰다.
C조에서는 이번 올림픽 출전팀 가운데 최강의 전력으로 꼽히는 아르헨티나가 호주를 1-0으로 꺾고 3연승을 기록하며 조1위로 8강 고지에 올랐다.
아테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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