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여자 단체 결승전. 한국은 2엔드까지 163-159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둔 것처럼 보였지만 마지막 3엔드에서 턱밑까지 추격당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윤미진(경희대)이 1점, 이성진(전북도청)이 2점을 까먹은 데 이어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박성현(전북도청)이 두 발째에서 8점에 머무는 바람에 위기를 자초했다.
이틀 전 박성현과 이성진이 맞붙었던 개인전 결승전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한 발이 메달의 색깔을 결정하는 긴박한 상황. 8점이면 패배, 9점이면 동점으로 연장전. 우승을 위해선 오로지 10점 만점이 필요했다.
팀 내에서 가장 침착한 경기 운영을 자랑하는 박성현은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한 뒤 화살을 날렸다. 그리고 시위를 떠난 마지막 화살은 정확하게 10점 과녁을 꿰뚫었다. 1점차의 극적인 승리. 박성현의 마지막 한 발이 한국의 금메달을 확정지은 것.
이로써 한국 양궁은 올림픽 여자 개인전 6연패에 이어 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이어 온 단체전 5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8강과 준결승전에서 홈팀 그리스와 프랑스를 연파하고 결승에 오른 한국은 1인당 9발씩 쏘아 합계 27발로 승부를 겨루는 단체전에서 중국에 예상 외로 고전한 끝에 241-24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성현은 한국선수단 첫 2관왕에 올랐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관왕이었던 윤미진은 두 대회 연속 우승과 함께 통산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의 역대 최다관왕은 각각 4개의 금메달을 딴 양궁의 김수녕(본보해설위원)과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의 전이경이다.
아테네=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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