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박성현 역전 위기서 ‘끝내기 10점’

  • 입력 2004년 8월 21일 02시 19분


올림픽에서 20년간 한번도 세계 최강의 자리를 놓친 적이 없는 한국 여자 양궁. 그 중에서도 3명의 합산 성적을 겨루는 단체전은 가장 확실한 금메달로 기대를 모았고 선수들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20일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여자 단체 결승전. 한국은 2엔드까지 163-159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둔 것처럼 보였지만 마지막 3엔드에서 턱밑까지 추격당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윤미진(경희대)이 1점, 이성진(전북도청)이 2점을 까먹은 데 이어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박성현(전북도청)이 두 발째에서 8점에 머무는 바람에 위기를 자초했다.

이틀 전 박성현과 이성진이 맞붙었던 개인전 결승전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한 발이 메달의 색깔을 결정하는 긴박한 상황. 8점이면 패배, 9점이면 동점으로 연장전. 우승을 위해선 오로지 10점 만점이 필요했다.

팀 내에서 가장 침착한 경기 운영을 자랑하는 박성현은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한 뒤 화살을 날렸다. 그리고 시위를 떠난 마지막 화살은 정확하게 10점 과녁을 꿰뚫었다. 1점차의 극적인 승리. 박성현의 마지막 한 발이 한국의 금메달을 확정지은 것.

이로써 한국 양궁은 올림픽 여자 개인전 6연패에 이어 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이어 온 단체전 5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8강과 준결승전에서 홈팀 그리스와 프랑스를 연파하고 결승에 오른 한국은 1인당 9발씩 쏘아 합계 27발로 승부를 겨루는 단체전에서 중국에 예상 외로 고전한 끝에 241-24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성현은 한국선수단 첫 2관왕에 올랐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관왕이었던 윤미진은 두 대회 연속 우승과 함께 통산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의 역대 최다관왕은 각각 4개의 금메달을 딴 양궁의 김수녕(본보해설위원)과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의 전이경이다.

아테네=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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