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金은 심판이 만든다?…역도 판정 의심

  • 입력 2004년 8월 22일 18시 48분


“장미란은 진정한 챔피언이다.”

타마스 아얀 국제역도연맹(IWF) 회장은 21일 여자 75kg 이상급 경기가 끝난 뒤 여무남 대한역도연맹 회장에게 다가와 이렇게 말하며 어깨를 두드렸다. 금메달을 딴 탕궁훙(중국)의 용상 3차시기에 대한 판정에 다소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

문제가 된 부분은 탕궁훙이 바벨을 들어 올린 뒤 팔과 상체가 비틀려 돌아갔다는 점. IWF 경기 규정에 따르면 바벨을 들어 올린 뒤에는 팔과 다리를 쭉 편 채 온몸이 정지상태에 있어야 한다.

여 회장은 “역도에서 한번 내려진 판정은 번복될 수 없지만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대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권윤방 한국선수단 부단장 겸 여자단장도 “체조처럼 뒤늦게 대처해서는 안 된다. 제소라도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IWF 집행위원인 허록 대한역도연맹 실무 부회장은 “심판에 대한 징계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날 경기에는 대만 그리스 카자흐스탄 출신인 3명의 심판이 배정됐는데 전원이 탕궁훙에게 ‘OK’ 판정을 내렸다. 판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5명의 배심원이 다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었지만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여자역도 김동희 코치는 “심판 판정이 2명 성공, 1명 실패 등으로 엇갈렸다면 논란의 여지가 있었겠지만 3-0으로 나와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탕궁훙이 세계신기록을 달성한 대목도 장미란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했다. 일반 기록 같으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IWF측도 역도 홍보에 도움이 되는 세계신기록에 찬물을 끼얹을 이유가 없었다.

여자역도 오승우 감독은 “탕궁훙이 세계신기록에 도전해 성공하는 과정에서 흥분된 분위기에 심판과 배심원들이 휩쓸린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아테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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