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귀향’을 모토로 내건 이번 올림픽은 이를 통해 남녀평등의 기치를 드높였다. 1200년 가까이(기원전 776∼기원후 393) 계속된 고대올림픽이었지만 여성은 단 한번도 경기에 참여할 수 없었고, 어느 시점부터는 경기 관람마저도 금지됐다. 이렇듯 고대올림픽은 오로지 남자들만의 무대였다. 고대올림픽 개최 목적이 가장 잘생기고 가장 기민하며 가장 용감한 청년들을 뽑아 제우스 신전에 바치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금녀의 문화는 그리스정교회 최고의 성지인 아토스 수도원에서도 볼 수 있다. 수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10세기 이후 지금까지 무려 1000여년 동안이나 여성의 출입을 금지해 오고 있는 것. 하지만 남자 방문객들은 공짜로 먹여주고 재워준다. 정교회 수도원이 20개나 있는 아토스 산은 테살로니키에서 동쪽으로 약 150km 떨어진 반도에 있다. 지형이 험해 육로로는 갈 수 없고 우라노폴리라는 작은 어촌에서 배를 타고 2시간쯤 가야 한다. 수도원 방문은 그리스 외무부의 허가증을 받아야 할 정도로 까다롭다.
그리스 남자들은 일이 없는 날이면 타베르나(대중식당)에 나가 커피를 마시거나 카드놀이를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부인이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가사를 돕지 않는다. 남자가 그런 일을 하면 사내답지 못하다고 생각해서다. 지금도 공문서에는 아버지의 이름만 쓰게 되어 있다.
그들은 쩨쩨한 남자로 불리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그러다 보니 집안일은 모두 여자들의 몫이다. 음식을 장만하는 일이나 청소는 말할 것도 없고 집안의 대소사도 안주인이 도맡아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남편이라도 간섭하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그리스 여성은 절대 사치스럽지 않다. 생활력도 무척 강하다. 남성들이 그나마 권위를 지켜나갈 수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여성들의 이 같은 내조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 여성은 결코 힘없는 존재가 아닌 것이다.
역사여행가 tumi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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