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거리에서 2002년 마라톤으로 전환한 뒤 4번의 풀코스 완주 중 3번이 우승, 1번이 준우승.
일본은 노구치의 우승으로 2000 시드니 올림픽의 다카하시 나오코에 이어 여자 마라톤을 2연패했다. 또 도사 레이코(2시간28분44초·5위), 사카모토 나오코(2시간31분43초·7위) 등 출전 선수 3명이 모두 10위권 내로 골인했다.
이날 레이스는 ‘사상 최악의 코스’란 평가답게 82명의 출전 선수 중 16명이 중도 포기했다. 세계기록(2시간15분25초) 보유자 폴라 래드클리프(영국)는 36km 지점에서 포기했고 북한의 함봉실도 20km 지점 이후 주저앉았다.
노구치는 1m50, 40kg의 왜소한 체격이지만 넓은 보폭으로 이를 극복했다. 낙천적인 성격에다 지구력을 겸비한 것도 강점.
“기록은 신경 쓰지 않았지만 메달은 반드시 따고 싶었다”는 것이 노구치의 우승 소감.
지난달 중순 스위스 생모리츠에 마무리 캠프를 차렸던 노구치는 같은 장소에서 훈련 중이던 이봉주(삼성전자) 캠프에서 두 차례나 김치를 곁들인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노구치는 김치를 몇 포기 얻어갔고 이날 우승 직후 일본의 후지타 감독은 오인환 삼성전자 감독을 만나자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김치 파워’를 외쳤다고.
한편 이은정(충남도청)은 2시간37분23초로 19위를 차지해 1988 서울올림픽의 이미옥(15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정윤희(SH공사)는 2시간38분57초로 23위, 최경희(경기도청)는 2시간44분05초로 35위를 차지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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