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자카의 역투에도 호주에 고배.’(산케이스포츠)
아테네 올림픽에서 연이은 금메달 낭보로 잔뜩 고무돼 있던 일본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일본이 자랑하는 ‘나가시마 저팬’이 24일 야구 준결승에서 호주에 0-1로 패해 우승 꿈이 좌절됐기 때문. 25일 3, 4위전에서 캐나다를 11-2로 누르고 동메달을 따냈지만 당초 ‘나가시마 저팬’의 출범 목표는 동메달이 아니었다.
‘나가시마 저팬’은 4년 전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에 연패한 일본이 절치부심,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일본야구의 영웅 나가시마 시게오 감독(전 요미우리 자이언츠)을 사령탑으로 일본 야구의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총망라된 ‘드림팀’.
일본은 17일 아테네 올림픽 예선리그에서 아마야구 세계 최강 쿠바를 6-3으로 꺾는 등 순항하는 듯했으나 다음날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주축인 호주에 4-9로 일격을 당한 뒤 준결승에서 다시 한번 덜미를 잡혀 금메달의 꿈을 접었다.
24일 경기에서 일본은 선발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 라이온스)가 최고 160km(현지 스피드건 측정)의 강속구를 주무기로 삼진 13개를 잡아내며 7과 3분의 2이닝 동안 5안타 1실점했으나 방망이가 5안타 무득점으로 침묵을 지켰다.
잘 던지고도 패전투수가 된 마쓰자카는 “선취점을 빼앗겨 경기 흐름을 어렵게 가져간 게 분하다”며 눈물을 삼켰다. 시드니 올림픽 한국전에서 내리 지는 등 1승도 거두지 못했던 마쓰자카는 이번 대회에선 일장기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식사를 하는 등 전의를 불태워 왔다.
뇌혈관 경색 때문에 아테네에 가지 못한 나가시마 감독은 일본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본 뒤 “잘 싸웠다”고 대표팀에 메시지를 전했으나 “분하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24일 NHK로 중계된 일본-호주전은 순간 최고시청률이 36%에 달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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