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아테네 올림픽 승마 장애물비월 개인전에 참가한 한국 승마팀에서 ‘아름다운 양보’가 이뤄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개인전 결승 라운드를 앞둔 27일 승마팀 에이스 우정호(33·삼성전자)는 후배 주정현(30·삼성전자)에게 “나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라며 출전권을 양보했다.
개인전 결승 라운드는 한 나라에서 3명만 출전할 수 있다. 예선 1∼3라운드 성적을 합산해 매긴 순위는 황순원 33위, 우정호 43위, 손봉각 44위. 주정현은 51위로 네 선수 가운데 가장 처졌다.
이에 최명진 감독은 당연히 순서대로 출전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맏형 우정호가 “정현이가 나가야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며 출전권을 양보한 것. 우정호는 “지난 4년 동안 독일에서 함께 생활해 봤는데 정현이가 나보다 훨씬 낫다. 정현이가 타는 ‘엡슴 개스머리’의 컨디션도 내 말보다 더 좋아 일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영예를 마다하고 ‘대의’를 위해 희생한 우정호의 아름다운 양보. 장애물비월 단체전에서 사상 첫 세계 9위라는 쾌거에 이어 개인전에서도 알찬 결실을 볼 것을 기대해 본다.
개인전 결승 라운드는 예선 기록과 상관없이 1차에서 20명을 가려 2차 라운드에서 최종 순위를 가린다. 한국은 2차 라운드 진출이 목표다.
아테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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