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올림픽메달 ‘부익부 빈익빈’

  • 입력 2004년 8월 29일 18시 38분


아테네 올림픽의 메달 순위는 ‘잘사는 나라’ 순.

부(富)에 있어서 세계의 5분의 3을 차지한다는 서방선진 7개국(G7·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가운데 6개국이 올림픽 메달 순위 ‘톱10’에 들었다. ‘G7’ 중에서 유일하게 10위 안에 못 든 나라는 캐나다(20위).

그러면 경제력과 올림픽 메달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28일자 미국 워싱턴포스트지는 “올림픽에서 부자 나라일수록 더 많은 메달을 따는 경향이 있으며 이 경향은 최근 더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1952년 헬싱키대회에선 가장 부유한 10%의 국가들이 메달의 35%를 가져갔으나 2000년 시드니대회 때는 42%를 휩쓸었다고 전했다.

또 개발도상국 중에서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나라는 그에 걸맞게 많은 메달을 획득했다는 것. 예를 들어 중국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를 포함, 28개의 메달을 획득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28일까지 금메달 31개(2위)를 포함, 62개의 메달을 따는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잘사는 나라들이 메달을 많이 따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부유한 나라일수록 스포츠 과학이 발달한다는 것. 또 과거 냉전시대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해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을 집중 육성했던 옛 소련권이 무너지면서 이들 지역의 선수나 코치가 부유한 나라로 옮겨가는 사례도 늘어났다. 불가리아의 역도선수들은 카타르 국기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대가로 100만달러를 받기도 했다. 이런 현상 때문에 올림픽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한편 이 신문은 “따낸 메달을 그 국가의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해 볼 때 아테네 올림픽에서 GDP 달러당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나라는 에리트레아”라고 밝혔다. GDP가 7억3400만달러인 에리트레아는 육상 남자 1만m에서 동메달 하나만을 땄지만, GDP를 1000억달러로 놓았을 때 그에 비례한 획득 메달 수는 136개로 늘어난다.

반면 GDP 11조달러의 미국은 GDP를 1000억달러로 줄여 놓으면 메달 수가 0.83개에 그친다는 것.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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