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모두 8개의 금메달이 걸린 아테네 올림픽에 남녀 2명씩 4명을 출전시켰지만 3명이 경기를 치른 28일 현재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
27일 장지원(삼성에스원)이 여자 57kg급에서 금맥의 물꼬를 텄지만 남자 68kg급의 송명섭(경희대)은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고 28일 황경선(한국체고)은 여자 67kg급에서 첫 판부터 덜미를 잡힌 뒤 어렵사리 동메달을 따낸 것. 한국선수단은 당초 태권도에서 3개의 금메달을 기대했었다.
반면 26일 금메달을 2개나 따냈던 대만은 27일에도 은메달 1개를 보태 마지막 날인 29일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태권도 메달 종합순위에서 한국을 누르고 1위를 확정지은 상태.
한국은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것을 비롯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경기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여태껏 단 한번도 태권도 종합우승을 놓친 적이 없었다.
‘아테네의 충격’으로 불릴 만큼 한국이 이번 대회 태권도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은 ‘부메랑 효과’ 때문. 태권도 종목 출전 60개국 중 한국인 사범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나라는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 23개 팀이나 된다.
대만에선 이동완 코치가 지난해부터 대표팀 기술지도를 해왔고 부산아시아경기 한국 대표팀 코치였던 대만국립대학 조임형 코치는 남자 58kg급의 주무옌을 특별 지도했다. 주무옌은 이번 대회 금메달리스트.
그리스의 오영주 감독과 유럽 강호 이탈리아의 윤순철 감독을 비롯해 스페인(김영기), 미국(김철호), 모로코(김상천), 호주(정진태), 뉴질랜드(오진근), 태국(최영석), 캐나다(정우영) 등 한국인 사범의 지도를 받은 팀들의 전력은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고 있는 실정.
한국선수단의 한 관계자는 “태권도는 더 이상 한국의 메달밭이 아니라는 게 이번 대회에서 증명됐다”면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태권도가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선 선수 선발과 훈련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레슬링에선 28일 간판스타 문의제(삼성생명)가 자유형 84kg급 결승에서 카엘 샌더슨(미국)에게 1-3으로 역전패, 2회 연속 은메달에 머물렀다.
정영호(조선대)는 60kg급 예선에서 2승1패를 기록, 이노우에 겐지(일본)와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레슬링에서도 금, 은메달 각 1개에 그쳤다. 한국은 당초 레슬링에서 금메달 2개를 기대했었다.
아테네=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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