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진짜 슈퍼스타’ 박철순과의 맞대결 장면. 감사용(사진)은 박철순의 20연승 제물로 나오지만 실제로 이들이 격돌한 것은 16연승 때다. 또 박철순의 일방적인 승리였지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것도 아니다.
감사용이 패전처리 전문투수였다는 것은 야구를 전혀 모르는 문외한의 얘기다. 삼미특수강 창원공장 직원으로 직장 야구선수였던 감사용은 오디션을 통해 프로에 입문했지만 삼미 슈퍼스타즈의 어엿한 선발투수였다. 선발투수가 패전처리용이라는 것은 어불성설. 1982년 감사용은 1승14패1세이브에 머물렀지만 당시 팀의 80경기 중 133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김재현에 이어 팀 내 2위, 전체에선 13위에 랭크된 주축투수였다. 유일한 승리는 롯데와의 구덕경기에서 올린 것. 이후 감사용은 청보 OB로 팀을 바꾸며 4년을 더 뛰었지만 거의 경기에 나오지 못해 패전처리 투수조차 되지 못했다.
감사용이 박철순과 맞대결을 할 때 동대문구장의 5만 관중 앞에 섰다지만 우리나라의 가장 큰 잠실야구장조차 최대 수용인원은 3만500명에 불과하다.
양승관이 감사용을 무시하는 역할을 하는데 실제로는 절친한 룸메이트였고 구장 매표소 직원인 아내와의 러브 스토리도 영화의 재미를 더하기 위한 조미료다.
감사용은 은퇴한 뒤 희망을 잃지 않고 고향인 김해로 내려가 초중고교 코치, 감독을 거쳐 현재는 창원시 직장야구협회 위원이자 대형 할인마트의 총괄 관리부장.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점에서는 ‘꿈을 던진 패전투수’란 영화의 콘셉트와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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