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올림픽]장애인올림픽 첨단장비 경쟁

  • 입력 2004년 9월 23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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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빠르게, 더 가볍게, 더 튼튼하게.’

장애인올림픽에서도 일반 올림픽 못지않게 첨단 장비 개발이 치열하다.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휠체어. 19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선수들은 바퀴 4개짜리 철제 병원 휠체어를 타고 출전했다. 그러나 요즘은 농구 테니스 트랙 등 각 종목에 따른 맞춤형 스포츠 휠체어를 탄다. 이로 인해 기록도 크게 단축됐다.

그 시조격인 선수는 데이비드 킬리. 1976년 토론토 장애인올림픽 100m에서 19초로 우승한 그는 당시 철제 병원용 휠체어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휠체어 뒤쪽과 브레이크를 잘라냈다.

그러나 그의 기록은 지금은 명함도 못 내민다. 현재 이 부문 세계 최고기록은 지난해 호주의 조프 트라펫이 세운 13초99. 철제에서 알루미늄, 티타늄으로 더 가볍고 튼튼한 소재로 바꾸고, 가속과 회전력을 더하기 위해 4바퀴에서 3바퀴 형태로 바꾼 결과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휠체어 무게는 20kg을 넘었으나 요즘 레이스용 휠체어 무게는 불과 7kg.

휠체어의 진화를 선도한 주인공은 선수 자신들. 1980년대 초 스포츠 휠체어를 처음 상품화시킨 사람은 장애인 선수였던 제프 미네브레이커. 그는 휠체어의 액셀 부분을 개량해 순간동작을 크게 개선시켰고 이에 따라 휠체어테니스가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그 후 미국 장애인테니스대회를 두 차례 석권한 메릴린 해밀턴은 ‘퀴키’라는 제품으로 알려진 ‘모션디자인스’회사를 설립하고 테니스뿐 아니라 농구와 트랙에 맞는 휠체어까지 개발했다. 휠체어의 색깔을 다양하게 한 것도 그였다.

이후 운동을 즐기려는 장애인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오토복, 인바케어, RGK 등 스포츠 휠체어 생산업체가 연달아 생겼다. 이러한 업체들은 장애인의 운동 욕구에 맞춰 경쟁적으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조만간 휠체어뿐만 아니라 의족 등 다른 분야에서도 기술경쟁이 비약적으로 이루어질 전망. 전문가들은 장애인 선수들이 의족을 달고 100m를 10초대에 주파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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