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야구천재’ 스즈키 이치로(31·시애틀 매리너스)가 84년 묵은 메이저리그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치우고 260안타 고지에 우뚝 섰다.
이치로는 2일 미국 시애틀의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4타수 3안타로 259안타를 기록해 1920년 조지 시슬러(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가 세운 257안타를 돌파했다. 3일 텍사스전에서도 1개(5타수 1안타)의 안타를 보태 시즌 안타 수는 260개.
그가 2일 경기에서 3회 가운데 안타로 258안타 신기록을 세운 순간 축포가 터지는 가운데 시애틀의 모든 동료들이 1루로 뛰어나가 축하했으며 이치로는 관중석에 앉아있던 81세 된 시슬러의 딸 프랜시스 시슬러 도셀맨을 찾아가 정중하게 인사했다.
미국프로야구 명예의 전당은 신기록을 세울 때 이치로가 사용했던 방망이와 스파이크를 다음 달부터 뉴욕의 쿠퍼스타운에 있는 명예의 전당에서 전시하기로 3일 결정했다.
일본프로야구를 정복한 뒤 메이저리그까지 뒤흔들고 있는 178cm, 78kg의 ‘작은 거인’ 이치로. 그의 비밀을 벗겨본다.
▽가장 빠른 선수=이치로가 타격한 뒤 1루에 도달하는 시간은 3.7초(시애틀 구단 측정). 1루까지 27m를 초당 7.33m의 속도로 달리는 셈.
3.7초는 내야 수비수가 땅볼 타구를 잡자마자 1루에 공을 던져도 쉽게 아웃시킬 수 없는 짧은 시간. 실제로 그가 올해 때려낸 260안타 중 22%인 57개가 내야안타다. 애틀랜타의 유격수 라파엘 퍼칼이나 플로리다 말린스의 외야수 후안 피에르 정도가 이치로의 스피드에 견줄 만한 선수들.
▽유일한 선수=이치로는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성이 아닌 이름을 유니폼에 새긴 선수. 이는 ‘이치로’라는 이름이 그를 상징하는 명사로 고유 브랜화돼 있기 때문이다.
▽타격센스가 뛰어난 선수=일본에서 이치로는 타격할 때 오른발을 크게 들었다 끌어당기는 ‘시계추타법’으로 유명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선 빠른 볼에 대응하기 위해 간결한 타법으로 변신했다. 이를 통해 스윙스피드를 메이저리그 정상급인 155km까지 끌어올렸고 빠른 발을 살려 내야안타를 만들어내기 위해 깎아 치는 타법으로 타구를 땅볼로 굴린다.
이치로의 팀 동료인 투수 제이미 모이어는 “어떤 코스, 어떤 구질의 공도 모두 쳐낸다. 이치로 만큼 눈과 방망이를 쥔 손의 반응이 완벽하게 조화된 선수를 본 적이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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