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비운의 마라토너’ 김이용 金질주

김이용(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먹을 불끈 쥐며 제85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마라톤 결승 테이프를 끊고 있다.-청주=뉴시스

“새 보금자리를 잡은 뒤 전국체전 마라톤에서 처음으로 우승하게 돼 회사와 감독님에게 좋은 선물이 된 것 같습니다.”

12일 청주시내에서 열린 제85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24분06초에 1위로 결승선을 끊은 김이용(31·국민체육진흥공단·강원)은 이렇게 입을 열었다.

이날 기록은 국내 랭킹 2위 기록인 자신의 최고기록 2시간7분49초에 크게 못 미치지만 올해 초부터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황영조 감독과 호흡을 맞춰 우승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이용은 1999년 로테르담마라톤대회에서 2시간7분49초를 기록하며 ‘제2의 황영조’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오랜 슬럼프에 빠졌던 비운의 선수. 전 소속팀 코오롱과 99년 결별했고 군 입대와 고질병인 위염의 재발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는 마라톤 인생의 마지막 투혼을 쏟고 싶어 올해 초 황 감독을 찾아가 지도를 부탁했고 황 감독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김이용은 8월 해발 800m 고지에서 열린 평창대관령하프마라톤에서 1위를 한 데 이어 같은 달 실업단대항대회 1만m, 5000m를 휩쓸며 부활을 준비해 왔다. 아테네 올림픽 역도 은메달리스트 이배영은 이날 청주 신흥고체육관에서 열린 역도 남자 일반부 69kg급 인상에서 153kg을 들어 한국기록을 경신했고, 용상(180kg)과 합계(332.5kg)에서도 1위를 해 장미란(원주시청)에 이어 대회 3관왕이 됐다.

▼태권도 승부조작설 시끌▼

한편 태권도 경기에서 승부조작설이 제기돼 대회 진행에 오점을 남겼다. 태권도 충북대표 오모 선수의 어머니 박모씨는 이날 전국체육대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1일 진천화랑관에서 열린 태권도 대학부 라이트급 경기에서 충북팀의 지모 코치가 아들에게 경기에 기권할 것을 종용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 코치는 “오 선수가 평소 잦은 부상으로 고생했으며 이날도 컨디션이 안 좋아 경기를 못하겠다고 해서 출전하지 말라고 했을 뿐”이라며 승부조작설을 부인했다.

청주=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