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04삼성증권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이 삼성을 4-3으로 꺾었다. 기아와의 준플레이오프를 포함해 올 포스트시즌 3연승의 무서운 기세.
5전3선승제의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것은 20차례 중 16번으로 80%의 확률이다.
이날 스코어는 4-3 한점 차였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두산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전력이 우세한 것으로 평가됐던 삼성이 어딘지 모르게 조급한 경기를 한 반면 도전자의 입장인 두산 선수들과 김경문 감독의 얼굴에선 자신감과 여유가 넘쳐흘렀다.
삼성의 경기가 꼬인 것은 4회부터였다. 3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하던 김진웅이 4회 2사 2루에서 폭투로 두산 2루 주자 전상렬의 득점을 허용한 뒤 분위기는 두산쪽으로 기울었다.
선취점을 내준 삼성 김응룡 감독은 6회 호투하던 김진웅을 끌어내려 화를 자초했다. 김진웅은 1점을 내주긴 했지만 5회까지 위력적인 구위로 3안타밖에 내주지 않았고 투구 수도 72개에 불과했다.
6회부터 시작되는 두산의 좌타라인을 막기 위한 투수교체였지만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 조급하게 마운드에 올린 삼성 권혁은 결국 추가 3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최고 구속 153km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제구력이 문제. 두산은 연속안타와 볼넷으로 맞이한 1사 만루에서 홍성흔의 몸에 맞는 공과 알칸트라의 안타, 안경현의 내야 땅볼로 3득점하며 승부를 갈랐다. 삼성은 8회 김한수의 3점 홈런이 터졌지만 뒤늦은 추격.
두산 왼손 선발 레스는 다양한 변화구와 함께 사이드암스로 피칭까지 섞는 변칙투구로 삼성 타선을 7과 3분의 1이닝 동안 6안타 3실점으로 막아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날 대구구장에선 올 포스트시즌 처음으로 만원사례를 이룬 1만2000명의 팬들이 ‘파도타기’ 등으로 뜨거운 응원전을 펼쳐 모처럼 야구열기가 달아올랐다.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