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美서 코치연수받다 CF촬영차 일시귀국

  • 입력 2004년 10월 14일 19시 04분


몇 달 동안 낯설고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만리타향에 있었지만 특유의 입담은 여전했다.

TV 스타나 영화배우들이 많이 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베벌리힐스에 집을 얻은 이유를 물으니 “내가 바로 연예인이잖아요”라며 껄껄 웃는다.

미국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다 13일 일시 귀국한 ‘농구 9단’ 허재 코치(39·TG삼보·사진). 7월25일 출국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퍼다인대에서 객원코치를 맡고 있는 그는 광고 CF 촬영을 위해 석 달 만에 다시 고국 땅을 밟았다. 이충희 전 고려대 감독과 체육복권인 스포츠토토 프로농구 모델로 나서는 것.

1주일 정도 국내에 머물 허 코치는 “정말 바빴고 고생이 많았다”는 말 그대로 야위어 보였다. “집 얻고 살림 장만하고 애들 학교 보내고 뭐 하나 쉬운 게 없었어요.” 며칠 전에는 한차례 낙방을 맛본 끝에 어렵사리 운전면허증을 땄고 차도 장만했다.

“왜 진작 영어를 안 했나 후회되더라고요. 이제부터라도 빨리 말 배우는 게 급선무예요.” 한국에서는 얼굴이 명함이었지만 의사소통도 안 되는 가운데 일일이 일을 처리하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그는 2년 동안 페퍼다인대에 몸담을 계획. “대학 체육관 시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어요. 수업을 다 마치고 운동하는 분위기도 새롭고요.” 통역이 자신을 팀 관계자에게 ‘한국의 마이클 조던’이라고 소개하자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게 허 코치의 자랑.

한국에 도착한 첫날 친동생만큼 가까운 LG 강동희 코치를 만나 술잔을 나눈 허 코치는 15일에는 친정팀 TG와 삼성의 시범경기가 열리는 잠실 실내체육관을 찾는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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