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로 나선 두산 왼손투수 전병두(사진). 이날은 그의 만 20세 생일이었다. 경기에 앞서 한 여성 팬이 선물한 케이크를 동료들과 나눠먹으며 축하를 받기도 했다.
뜻 깊은 날에 마운드에 오른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대단한 영광. 지난해 프로에 데뷔한 전병두는 정규리그 통산 23경기에서 단 1승도 없이 4패만 기록했다. 23년 역사의 프로야구에서 승리가 없는 투수가 포스트시즌 선발로 나선 것은 그가 처음.
게다가 상대 선발은 올 시즌 다승왕 배영수. 그래도 올해 삼성전 7경기에서 평균자책 2.25로 강한 모습을 보인 덕분에 김경문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하지만 전병두는 큰 경기에 대한 부담 탓인지 2와 3분의 2이닝 동안 2안타 2볼넷에 2실점하며 강판됐다. 아쉬운 표정으로 마운드에서 물러난 그는 동료들의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
“몸이 무거웠어요.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성인이 된 전병두는 비록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경험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얻었다.
대구=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