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김동주(28·사진)가 19일 오전 2시경 구단 김태룡 운영홍보차장에게 남긴 전화메시지다.
아침에 이 메시지를 확인한 김 차장은 깜짝 놀라 김동주와 연락을 취했으나 휴대전화는 착신정지 신청을 해 놓은 상태.
김동주는 오전에 김 차장과 김경문 감독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장난으로 그러는 게 아니다. 정말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거처를 밝히지 않은 그는 “조금 먼 곳에 있으며 3, 4일 후에 구단에 들어가 상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에선 황당하다는 반응. 김 차장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새벽에야 술 한 잔 마시고 울컥하는 마음에 그럴 수 있지만 오전에 통화할 때도 ‘그만두겠다’고 하는 걸 보면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여러 가지로 지치고 힘들다’고 하더라. 몸도 피곤하고 마음도 피곤해 떼쓰는 걸로 이해해 달라. 심각하게 받아들일 건 아니라고 본다. 선배로서 야구를 다시 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주가 힘들어하는 것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개인사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혼한 이후 마음고생이 심했던 데다 최근엔 당뇨병으로 투병 중인 어머니의 상태까지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
경기에 집중할 수 없는 상태였던 김동주는 준플레이오프에서 9타수 1안타, 플레이오프에서 16타수 4안타 등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단 1개의 타점도 없이 25타수 5안타(타율 0.200)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그의 은퇴 결심 소식이 전해지자 두산 베어스와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엔 은퇴를 만류하는 팬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두산 팬들은 “베어스의 상징이자 마스코트인 김동주가 없는 두산은 상상할 수 없다”며 ‘은퇴 만류 릴레이 운동’까지 펼치고 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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