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저주 풀린 징조들

  • 입력 2004년 10월 21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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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저주 시리즈’로도 불렸던 100년 라이벌의 맞대결에서 보스턴의 저주가 풀린 과정을 살펴본다.

● 부러진 이

보스턴에 희망을 안긴 신호탄. 보스턴은 지난달 2일 개번이란 16세 소년이 매니 라미레스의 홈런 타구에 맞아 이 2개가 부러진 뒤 막판 10연승을 달렸다. 이 소년의 집은 놀랍게도 ‘밤비노 악령’의 주인공 베이브 루스가 1916년부터 26년까지 살았던 서드베리 더튼로드 558번지였다.

● 아빠 논쟁

그러나 막상 시리즈에 들어가자 보스턴은 커트 실링과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원투펀치’를 내고도 3연패. 특히 마르티네스는 14일 2차전에서 “I'm your father(내가 네 아버지다)”를 외치는 뉴욕 팬들에게 곤욕을 치렀다.

● 레이의 원혼과 할아버지 논쟁

18일 4차전 경기 직전 레이 분의 사망 소식이 날아들었다. 그는 지난해 7차전에서 연장 11회 역전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지만 양키스에서 쫓겨난 애런 분의 할아버지. 레이의 원혼이 있다면 보스턴에 우호적일 수밖에…. 때맞춰 보스턴은 데이비드 오티스의 이틀 연속 연장전 끝내기 안타가 터졌다. 양키스를 깬 주역인 오티스가 양키스의 아버지이니 마르티네스에겐 할아버지란 말도 이때 나왔다.

● 실링의 블러드삭스

“저주는 없다”고 호언장담했지만 1차전에서 3이닝 6실점의 최악 투구를 한 커트 실링. 진통제를 맞고 등판한 6차전에선 오른 발목을 꿰맨 상처에서 피가 번져 그의 양말은 레드삭스가 아닌 블러드삭스가 됐다. 레드삭스가 아니니 저주가 있을 턱이 있나.

● 염소의 저주와는 상반된 판정 번복

저주 해소의 완결판. 6차전 4회 보스턴 마크 벨혼의 홈런과 8회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수비 방해가 6심 합의에 의해 잇달아 보스턴에 유리한 쪽으로 판정 번복이 됐다. 지난해 시카고 컵스가 플로리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관중이 파울 타구를 잡는 바람에 역전패해 번번이 발목을 잡은 ‘염소의 저주’를 이어간 것과는 다른 결과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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