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순영은 “11월 1일부터 일본 오므론 팀에서 뛰기로 이적 협상을 확정지었다”며 “다음달 초 팀 연고지인 규슈 구마모토에서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21일 말했다.
새미프로리그화 돼 있는 일본에서 오므론은 전국 4강 안에 드는 팀. 일본에는 대표팀의 임오경(33)과 오성옥(32)이 이미 진출해 메이플레즈 팀에서 뛰고 있다.
허순영은 키 180cm으로 아테네 올림픽 대표 선수 가운데 최장신. 아테네올림픽에서는 체격이 월등한 유럽 선수들과 격렬한 몸싸움도 불사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10년간 대표팀의 붙박이 피봇으로 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도 출전했다.
허순영은 94년 고교 졸업 뒤 곧바로 대구시청에 입단, 지금까지 몸담아 왔다. 지난해 말 은퇴를 고민했던 허순영에게 이번 일본 진출은 새로운 출발인 셈.
“지난해 말 몸도 마음도 지쳐 아테네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할 결심을 했어요. 그런데 올림픽이 열리기 전 이재영 감독님에게 일본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의욕이 솟았습니다.”
은퇴를 생각한 데에는 후배에게 길을 터주기 위한 뜻도 있었다. 같은 포지션인 김차연(대구시청)이 자신 때문에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주전을 하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기 때문.
허순영은 “국내 무대에서는 사실상 은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일단 1년 계약이지만 팀이 필요로 하는 한 계속 뛸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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