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현대 “삼성마운드 별거 아니네”…6대2 첫승

  • 입력 2004년 10월 21일 2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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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김재박 감독이 기분 좋은 첫 승을 따냈다.

김 감독은 데뷔 첫해인 1996년 창단팀 현대를 일약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지만 삼성 김응룡 감독(당시 해태)의 ‘흔들기 전략’에 말려 ‘해태 V8’의 제물이 됐다. 김응룡 감독은 당시 인천을 연고로 한 현대를 상대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인천 출신 심판을 대거 기용했다”며 특정 팀 봐주기 의혹을 제기했었다.

올 정규시즌 막판에도 두 김 감독은 설전을 펼쳤다. ‘코끼리’ 김응룡 감독이 “기아가 현대에 져주기 경기를 했다”며 포문을 열자, ‘여우’ 김재박 감독은 “아직도 그렇게 야구를 하느냐”며 맞대응. 이러니 두 팀이 21일 수원구장에서 맞붙은 한국시리즈 1차전은 시작부터 긴장감이 감돌 수밖에….

공교롭게도 승부는 양 팀의 신경전에서 갈렸다.

1회초 1사 1루에서 삼성 양준혁이 현대 선발 피어리의 공에 맞은 게 시발점. 삼성은 선발 배영수가 4회말 2사까지 11타자를 퍼펙트로 처리했지만 현대 브룸바가 나오자 2구째 몸에 바싹 붙는 위협구를 던졌고 이어 3구를 바깥쪽으로 뺀다는 게 시속 128km짜리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쏠리면서 좌중간을 훌쩍 넘어가는 130m짜리 초대형 선제 홈런으로 연결됐다.

쐐기가 된 삼성의 5회말 3실점도 몸에 맞는 공에서 비롯됐다. 현대 선두타자 심정수가 배영수의 공에 맞았고 박진만이 투수 앞 번트를 댔을 때 2루 백업에 들어간 삼성 유격수 조동찬이 공을 놓쳐 무사 1, 2루. 현대는 계속된 1사 2, 3루에서 김동수 채종국 전준호의 적시타로 점수차를 벌렸다.

삼성은 곧 이은 6회초 2사후 양준혁과 로페즈가 연타석 홈런을 날려 2-4로 따라붙은 뒤 7회초 조동찬의 안타와 진갑용의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지만 부상 중인 박종호 대신 2루수를 맡은 김재걸이 스리번트 실패로 물러나 스스로 추격기회를 무산시켰다.

결국 8회말 심정수의 2타점 적시타로 2점을 보탠 현대가 6-2로 승리.

▼상대투수 대비훈련 주효▼

▽김재박 현대 감독=우리 팀은 항상 기본기를 중시한다. 여기서 승패가 났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브룸바의 수비력을 얕보고 기습번트를 거듭 노렸는데 말려들지 않았다. 상대 선발, 중간계투, 마무리 가릴 것 없이 투수력이 강해 어느 정도 고전할 것으로 생각했다. 브룸바가 홈런을 뽑아낸 뒤 우리 선수들의 기가 살아났다. 상대 투수들 패턴에 대비한 훈련이 주효했다.

▼번트 번번이 실패 찬스놓쳐▼

▽김응룡 삼성 감독=웃음도 안 나오는데 웃을 수밖에 없다. 패인은 상대는 점수를 쉽게 내는 반면 우리는 찬스에서도 점수를 내지 못한 것이다. 중간에 따라붙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보내기 번트를 번번이 실패해 일을 그르쳤다. 정신력의 문제라고 본다. 타순의 변화 등에 대해선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

수원=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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