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1승 주웠다

  • 입력 2004년 10월 28일 2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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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전에 이어 또 다시 0의 행진이 계속되던 9회말 삼성 공격. 어이없는 실책 1개가 승부를 갈랐다.

4번 진갑용이 현대 바뀐 투수 신철인에게 오른쪽 안타를 뽑아 1사 1루. 이어 김한수가 평범한 땅볼 타구를 날렸지만 더블플레이를 의식한 현대 2루수 채종국이 공을 뒤로 빠뜨리는 사이 순식간에 2, 3루가 됐다. 다음 타자 김종훈은 당연히 고의볼넷.

만루 기회를 잡은 삼성은 로페즈가 바깥쪽 승부로 일관한 신철인으로부터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 3볼에서 낮은 공을 침착하게 골라내 자칫하면 3번째 무승부까지 예상됐던 팽팽한 투수전을 마감했다.

삼성이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짜릿한 끝내기 1-0 승리를 거뒀다. 1-0 승부는 한국시리즈 사상 처음,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은 3번째 진기록.

이로써 2승2패2무로 동률을 이룬 삼성과 현대는 국내에선 처음이 될 8차전 이상 승부를 확정했다. 8차전은 일본에선 1986년 세이부가 히로시마를 상대로 1무3패 후 4연승 신화를 이룰 때가 유일했고 미국에선 9전5선승제가 시행됐던 1903년 제1회 월드시리즈와 1919, 1921년 세 차례 열렸다. 9차전은 여태 한번도 없었다.

2차전에 이어 삼성 김진웅과 현대 김수경이 선발 재격돌한 이날 승부는 4차전에 비견될 대단한 투수전. 김진웅은 6회 1사후 물러날 때까지 4사구 6개에 탈삼진은 2개에 그쳤지만 무안타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김수경은 2안타를 맞았지만 8회 2사까지 삼진만 11개를 뺏으며 2안타와 4사구 3개로 삼성 타선을 압도.

승리투수가 된 권오준은 6회 1사 1루에서 구원등판, 남은 이닝을 탈삼진 5개에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날 양 팀은 삼성이 3안타, 현대가 1안타에 그쳐 4차전에서 나온 경기 최소안타 기록(5개)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양팀 감독의 말

▽김응룡 삼성 감독=상대 실책으로 운이 좋아 승리했기 때문에 경기내용에 불만족스럽다. 타격이 너무 부진하다. 방망이가 안 맞는 이유는 포스트 시즌엔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피로가 쉽게 쌓이는데 지금이 그런 상황이다. 김진웅이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는 중에 마운드에서 내린 이유는 한점 빼앗기면 진다는 생각에 팀이 이기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김재박 현대 감독=양 팀 투수들이 워낙 잘 던졌다. 두 팀 모두 초반 찬스를 살리지 못해 투수전으로 치달았다. 타격이 시원치 않아서 걱정이다. 사실 투수들의 제구력이 정확하고 좋아 득점할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없었다. 타순 변화는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7차전엔 정민태를 내세우겠다. 오늘 연습 투구하는 것을 보니 부상에서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전 창기자 jeon@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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