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보스턴 레드삭스. 보스턴은 이번에 우승 트로피를 안으며 기록 하나를 깨뜨렸다. 역대 월드시리즈 우승팀 가운데 최고 몸값을 기록한 것. 올 시즌 보스턴의 선수 연봉 총액은 1억2700만달러(약 1400억원)로 뉴욕 양키스(1억850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종전 기록은 2000년 챔피언 뉴욕 양키스의 9300만달러. 거액을 쏟아 부었어도 보스턴은 하나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 월드시리즈 제패로 미국 전역에 뜨거운 열기를 일으켰기 때문. 저주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보여준 불굴의 의지와 커트 실링의 ‘핏빛 투혼’으로 상징되는 투혼은 보스턴 팬을 떠나 진한 감동을 전해줬다. 올해 월드시리즈는 전 세계 220개국 이상에 중계된 가운데 지구촌 곳곳에 레드삭스의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TV 시청률도 치솟아 95년 이후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률은 15.8%에 이르렀고 점유율은 25%. 경기당 평균 2540만명의 미국 내 시청자가 TV를 지켜본 것이다.
월드시리즈 4경기를 포함해 포스트시즌 12경기는 프라임타임 시간대 다른 인기 드라마보다도 높은 시청률을 보였으며 특히 여성 시청자들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영향력 때문인지 미국 대권주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는 보스턴의 우승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 애쓰는 모습. 부시 대통령은 실링에게 지지연설을 부탁했으며 케리 후보는 유세에 레드삭스 모자를 쓰고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보스턴 선수단은 30일 시내에서 대대적인 환영 퍼레이드를 펼칠 계획. 2월 4일 북미미식축구리그(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슈퍼볼을 제패했을 때 보스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은 150만명으로 추산됐는데 월드시리즈의 열기를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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