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한국축구 修能날 ‘조마조마’…월드컵 2차예선 최종전

  • 입력 2004년 11월 16일 17시 44분


“게임이 아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전투다.”

1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몰디브의 7조 최종전.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24위인 월드컵 4강국 한국 대 136위인 약체 몰디브의 경기지만 한국 선수단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결전을 하루 앞둔 16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과 20명의 태극전사들은 실전을 능가하는 2시간여의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몰디브전에서 비기거나 패할 경우 2006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이 어려워지기 때문.

한국축구가 월드컵 예선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

첫 번째는 1985년 열렸던 멕시코월드컵 아시아지역 1차 예선전. 말레이시아 네팔과 같은 3조에 속했던 한국은 말레이시아와의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하는 바람에 탈락 위기를 맞았으나 최약체로 평가받던 네팔이 말레이시아와 0-0으로 비기는 이변을 일으키는 바람에 간신히 2차예선에 진출했고 결국 3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두 번째는 1993년의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 한국은 일본에 0-1로 패해 본선 진출권을 빼앗길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최종전에서 한국이 북한을 꺾고 일본이 후반 인저리타임 때 이라크에 동점골을 내주는 바람에 극적으로 승점이 같아져 골득실차에서 일본을 누르고 미국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렇다면 한국은 이번 위기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승점 1점차로 레바논에 앞서 있는 한국은 무조건 몰디브에 승리해야 한다. 비기거나 지더라도 레바논이 17일 베트남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똑같이 비기거나 지면 최종예선행 티켓을 확보하지만 레바논의 무승부나 패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설기현(울버햄프턴) 안정환(요코하마) 이천수(누만시아) 3명의 공격수를 최전방에 배치해 대량득점을 노리는 필승전략을 내놨다. 한편 경기 이틀 전 입국해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 한차례 적응훈련을 한 몰디브의 마누엘 고메스 감독은 “우리는 이기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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