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젊은피 박주영 불러라”…축구협 사이트 후끈

  • 입력 2004년 11월 18일 18시 15분


한국축구 희망 ‘양朴’ 어깨동무“우리도 빨리 저 자리에 서자.” 한국-몰디브전이 열린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한국축구의 샛별’ 박주영(오른쪽)과 박준태. 이들은 한국축구 차세대 킬러들이다. 양종구기자
한국축구 희망 ‘양朴’ 어깨동무
“우리도 빨리 저 자리에 서자.” 한국-몰디브전이 열린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한국축구의 샛별’ 박주영(오른쪽)과 박준태. 이들은 한국축구 차세대 킬러들이다. 양종구기자
“그 선수 어디 갔어? 왜 있잖아. 지난달 청소년축구에서 4명을 제치고 골 넣은 선수 말이야.”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한국 대 몰디브 전. 한국이 후반 중반까지 한 골도 터뜨리지 못하자 스탠드에서 한 축구팬이 외쳤다. “야! 공격수 다 빼고 박주영 데려와.”

이 경기에서 한국은 2-0으로 이겨 최종 예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팬들의 분노는 여전하다. 18일 대한축구협회 인터넷 게시판 ‘팬존’에도 성토의 글이 쏟아졌다. ‘스트라이커 다 바꿔라’ ‘청소년의 희망 박주영을 불러라’….

박주영(19·고려대)이 누군가. 지난달 열린 2004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6골을 터뜨려 팀 우승과 득점왕, 최우수선수(MVP) 등 ‘트리플 크라운’을 거머쥔 한국축구의 희망이 바로 그다. 특히 중국과의 결승전에선 환상적인 드리블로 4명을 제치고 골을 터뜨려 ‘한국판 마라도나’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04 아시아 청소년축구 선수권대회에서 골세리머니를 펼치던 박주영. 동아일보 자료사진

지난달 열린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레바논과 1-1로 비기자 박주영을 대표팀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일었다. 하지만 요하네스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은 “박주영이 뛰어나다는 것은 알지만 청소년과 성인대표팀은 차원이 다르다”며 고개를 젓고 있다.

박주영은 17일 ‘축구 꿈나무’ 박준태(15·용인 FC)와 함께 몰디브와의 경기를 지켜봤다. 박준태는 5월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프리미어컵 유소년축구대회에서 8골을 터뜨려 우승과 함께 득점왕에 오른 유망주. 둘 모두 앞으로 한국축구의 공격을 책임질 선수들이다.

“저도 성인대표팀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죠. 하지만 형들이 저보다 더 실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잖아요.”

골이 터지지 않자 발을 동동 구르던 박주영은 후배인 박준태에게 “골잡이의 최고 덕목은 욕심내지 않는 거야.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볼을 넘길 수 있어야 해”라고 어른스러운 한마디를 던졌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둔 한국축구의 화두는 세대교체. 축구 전문가들은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또 하나의 신화를 창조하려면 젊은 피를 과감하게 수혈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브라질의 ‘신 축구황제’ 호나우두, 잉글랜드의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과 웨인 루니. 이 세계적인 골잡이들의 공통점은 10대 때 대표팀에 선발됐다는 것. 박주영이 아직 성숙하지 못했다고 치자. 그러나 그는 ‘차세대 부동의 킬러’다. 한국축구의 체질 개선을 위해선 모험이 필요하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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