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미국 미시간주 어번힐스팰리스에서 열린 2004∼2005 NBA 정규리그 인디애나 페이서스-디트로이트 피스턴스전. 경기종료 45초를 남기고 97-82로 앞선 원정팀 인디애나의 론 아테스트가 디트로이트 벤 월리스의 레이업슛을 반칙으로 저지하면서 두 선수의 몸싸움이 시작됐다.
이때 관중의 야유와 함께 날아온 물병을 맞은 아테스트는 관중석으로 뛰어올라가 주먹을 휘둘러 관객을 쓰러뜨렸고 다른 선수들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경기장은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곧 경찰이 투입돼 관중과 선수들을 떼어놓았지만 성난 관중들은 코트에 물병과 온갖 집기를 집어던졌다. 결국 심판은 경기 45초를 남기고 경기종료를 선언했고 인디애나 선수들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겨우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NBA에서 선수들끼리 난투극을 벌인 적은 있지만 관중을 향해 주먹을 휘두른 것은 처음 있는 충격적인 일이다. 사태의 빌미를 제공한 아테스트와 월리스는 NBA 선수 중 손꼽히는 다혈질.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NBA 30개 구단 단장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거친 선수’ 1, 2위를 차지한 게 바로 이들이다.
데이비스 스턴 NBA 커미셔너는 21일 “충격적이고 혐오스러우며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행태”라고 개탄했다. 이어 NBA 사무국은 아테스트, 저메인 오닐, 스티븐 잭슨(이상 인디애나)과 월리스에게 무기한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다. 출장정지 경기 수는 22일 목격자들의 진술과 비디오 분석을 통해 진상을 파악한 뒤 결정된다.
인디애나 구단측도 “많은 선수들이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밝혀 자체 징계의 수위도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NBA는 성명을 통해 “팬들이 선수들의 폭력에 위협받지 않고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규정과 보안 절차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0년 이후 NBA 선수 주요 난동 사례 | ||
날짜 | 내용 | 징계 |
2004.2.19 | 게리 페이튼(LA 레이커스)과 스디피 클랙스턴(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이 서로 상대를 밀어 넘어뜨리며 몸싸움. | 페이튼 1만5000달러, 클랙스턴 7500달러 벌금 |
2002.10.27 | 릭 폭스(LA 레이커스)와 더그 크리스티(새크라멘토 킹스)가 시범경기도중 주먹교환. 양 팀 패싸움으로 번짐. | 폭스 6경기, 크리스티3경기 출장정지. |
2002.1.13 | 샤킬 오닐(LA 레이커스)과 브래드 밀러(시카고 불스)의 주먹질. 양팀 집단 난투극. 두 선수 포함 총 4명 퇴장. | 오닐 3경기 출장금지. 1만5000달러 벌금. |
2001.1.16 | 마커스 캠비(뉴욕 닉스)가 대니 페리(샌안토니오 스퍼스)를 때리려다 말리던 자신의 팀 감독을 머리로 받아 16바늘 꿰매게 함. | 캠비 5경기 출장 정지. |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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