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허정무 축구대표팀 코치 사임

  • 입력 2004년 11월 25일 18시 16분


허정무 한국축구대표팀 수석코치가 25일 서울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5층 회의실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코치직 사퇴의 변을 밝히고 있다. 연합
허정무 한국축구대표팀 수석코치가 25일 서울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5층 회의실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코치직 사퇴의 변을 밝히고 있다. 연합
허정무 한국축구대표팀 수석코치(49)가 코치직을 전격 사임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허 코치는 25일 “어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처음 코치를 맡았을 때부터 2차 예선을 마친 뒤 그만두려고 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한국 축구를 파악하는 데 협조한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허 코치는 6월 기술위원회 수석위원 자격으로 본프레레 감독을 영입했고 이회택 기술위원장의 집요한 권유로 수석코치를 맡았다. 그러나 그는 “코치직에 별 뜻이 없다”는 말을 주위 사람들에게 해왔고 본프레레 감독과의 알력설과 ‘국가대표팀은 허 코치가 지휘한다’는 등의 소문도 그를 불편하게 했다.

본프레레 감독이 독선적으로 대표팀을 운영하는 것도 사퇴 결정을 부채질했다는 분석. 선수 선발과 전술 수립 과정에서 코치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독단적인 결정을 반복하는 바람에 사이가 벌어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허코치는 “전술적으로 코치와 감독 간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가지고 불화라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내년 프로시즌을 앞두고 프로 감독 제의를 받아 사퇴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현재 전북 현대모터스, 포항 스틸러스 등이 사령탑 교체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허 코치는 “프로 감독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어렵게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을 통과하고 내년 1월의 미국 전지훈련과 2월부터 시작하는 최종예선을 앞둔 시점에서 허 코치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분명히 악재. 게다가 본프레레 감독은 지금 취업비자 연장을 위해 중국에 가 있다.

협회는 본프레레 감독이 돌아오는 대로 후임 수석코치를 선임할 예정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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