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한국축구 세대교체’ 언제… 어떻게…

  • 입력 2004년 12월 2일 18시 09분


“축구대표팀에 수혈할 첫 번째 젊은 피는 조병국이다.”

2002한일월드컵 이후 ‘동네북’이 된 한국축구대표팀이 위상을 되찾기 위해선 수비라인의 대폭 수술이 시급한 과제이며 특히 핵심인 중앙수비를 대체하기 위해 조병국(23·수원)이 가장 필요한 선수로 지목됐다.

이 같은 사실은 본보가 9명의 축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세대교체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한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 밝혀진 것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축구 전문가는 전 대표팀 코칭스태프 2명(허정무 용인 FC 감독, 최진한 전 코치), 프로팀 감독 3명(김정남 울산 현대 감독, 조광래 FC 서울 감독, 최순호 포항 스틸러스 감독)과 해설가 4명(이용수 KBS 해설위원, 강신우 신문선 SBS 해설위원, 김주성 MBC 해설위원)이다.

이들은 대표팀에 가장 시급한 과제가 수비라인의 세대교체를 통한 안정성 구축이며 세대교체의 시기는 내년 1월 미국에서 실시될 전지훈련이 적합하다고 입을 모았다. 2월에 시작하는 최종예선 전까지 세대교체를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표팀 수비라인은 유상철(34·요코하마)과 최진철(33·전북), 김태영(34·전남) 등 30대 중반이 주축. 이용수 위원은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이라면 2002월드컵이 끝난 뒤 세대교체를 단행했을 것이다. 다른 포지션은 기존 선수들의 기량이 아직 출중하지만 수비라인은 노쇠해 있다”고 말했다.

수비라인의 수술은 빠를수록 좋다는 주장. 김주성 위원은 “수비라인은 조직력이 중요하며 조직력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라며 “빨리 패기 넘치는 선수들을 기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 축구의 흐름에 맞추기 위해 중앙 수비수가 갖춰야 할 삼박자는 키 185cm 이상에 스피드와 투지. 이 조건에 가장 가까운 선수가 조병국이다. 김정남 감독과 이용수 김주성 신문선 해설위원은 “조병국은 홍명보를 대체할 중앙수비수로 가장 적합한 재목이다”라고 평가했다. 183cm, 78kg의 조병국은 수비수에게 필수적인 스피드와 투지를 갖췄을 뿐 아니라 캥거루 같은 점프력과 체공력으로 공격에도 적극 가담하는 만능 플레이어.

전문가들은 또 왼발잡이에 공격력까지 갖춘 김동진(22), 일대일 능력과 헤딩력이 뛰어난 김치곤(21·이상 서울), 몸싸움에 능한 박재홍(26·전북) 등을 유망한 수비수로 꼽았다.

한편 골잡이 가운데는 조재진(23·시미즈) 박주영(19·고려대), 미드필더엔 김두현(22·수원) 김정우(22·울산)가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는 최고 선수들로 이뤄져 있다. 문제점인 골 결정력 부재는 감독이 전술 보완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축구 전문가 한마디
허정무 감독
(용인 FC)
인위적 세대교체는 곤란하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김정남 감독
(울산)
프로가 잘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대표팀이 잘돼야 프로가 살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도 중요하다.
조광래 감독
(서울)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기존 선수들이 기량과 체력이 우수한데 억지로 내보낼 수는 없다. 유망주를 키우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최순호 감독
(포항)
해외파를 과감히 제외하고 국내파를 기용할 필요가 있다. 대표팀을 위해서는 포지션별로 1명씩을 바꾸는 실험을 해야 한다.
이용수 해설위원
(KBS)
월드컵이 끝난 뒤 세대교체를 했어야 했다. 기존 선수들이 우수하기는 하지만 수비라인은 취약하다. 대안을 찾아야 한다.
신문선 해설위원
(SBS)
세대교체 시기가 늦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노장선수를 3분의1만 뛰게 하고 젊은 피를 기용하는 실험을 해야 한다.
강신우 해설위원
(SBS)
대표팀의 30∼40%는 이미 물갈이를 했어야 했다. 대표팀을 구성할 때 20∼30%는 노련함, 나머지는 패기로 채워야 한다.
김주성 해설위원
(MBC)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바람직하다. 2002월드컵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 새로 시작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최진한 코치
(전 대표팀)
대폭 교체는 불가능하겠지만 1, 2명씩은 바꿔 나가야 한다.

김상호 기자 hyangsan@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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