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황제 복귀 김영현 “승일아 힘내”

  • 입력 2004년 12월 5일 19시 39분


‘원조 골리앗’ 김영현(오른쪽)이 백승일을 상대로 밀어치기 두 판에 이은 배지기로 3-0 승리를 거두고 5년만의 천하장사 등극에 성공한 뒤 관중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씨름연맹
‘원조 골리앗’ 김영현(오른쪽)이 백승일을 상대로 밀어치기 두 판에 이은 배지기로 3-0 승리를 거두고 5년만의 천하장사 등극에 성공한 뒤 관중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씨름연맹
‘원조 골리앗’ 김영현(28·217cm·신창건설)이 2004년 ‘모래판의 황제’로 등극했다.

김영현은 5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04구미천하장사씨름대회 천하장사 결정전 결승에서 ‘왕년의 소년장사’ 백승일(28·LG투자증권)에게 3-0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김영현은 1999년 인천대회에 이어 5년 만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 천하장사에 오르며 상금 1억원을 거머쥐었다. 신창건설은 이번 대회 최강단과 통합장사(조범재 우승)에게 이어 천하장사 우승까지 휩쓸었다.

4일 통합장사 우승으로 황경수 전 현대 감독(109회 우승)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감독 통산 100승 고지에 오른 이준희 신창건설 감독은 101승째.

김영현은 결승에서 주특기인 밀어치기를 앞세워 백승일에게 손쉽게 승리했다. 첫 판과 둘째 판을 밀어치기로 연달아 따낸 김영현은 셋째 판에서는 배지기로 188cm, 148kg의 거구 백승일을 모래판에 눕히며 황소트로피를 차지했다. 김영현은 “백승일이 결승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팀 해체로 이날 LG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경기를 한 백승일은 “LG 선수로서 마지막 우승을 꼭 이루고 싶었는데 허무하게 무너졌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구미=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천하장사 순위=①김영현(신창건설) ②백승일 ③최홍만 ④염원준(이상 LG투자증권) ⑤황규연 ⑥이헌희(이상 신창건설) ⑦하상록(현대중공업) ⑧김경수(LG투자증권)

LG씨름단 해체 “제발 불러주오”

“각자 집에서 다시 부를 날을 기다려라.”

LG투자증권씨름단이 창단 20년 만에 해체된 5일. 천하장사대회가 끝난 뒤 구미 박정희체육관에 선수 16명을 집합시킨 차경만 LG 감독은 “이제 LG씨름단은 없다. 다시 연락할 때까지 무기한 휴가에 들어간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차 감독은 “인수할 기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눈앞이 캄캄할 뿐”이라며 “씨름인들이 인수할 기업을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는 만큼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국씨름연맹은 8일 이사회를 열어 LG씨름단 문제를 토의할 예정. 그러나 그 동안 씨름연맹은 물론 문화관광부까지 나섰지만 팀을 인수하겠다는 기업이 없어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회생방안이 나오기는 힘들다는 전망.

한편 한국씨름인동우회(회장 김태성)를 주축으로 한 원로 씨름인들과 민속동우회(회장 이만기)는 LG씨름단 살리기에 나섰다. 1983년 민속씨름을 탄생시킨 주역인 김태성 회장은 “씨름 원로들이 정부에 진정서를 내겠다”고 말했다. 또 이만기 회장(인제대 교수)을 중심으로 한 씨름인들도 인수 기업을 찾기 위해 뛰고 있다. 민속동우회의 한 관계자는 “모 유통업체에 인수 의사를 타진 중”이라고 귀띔했다.구미=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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